
연두빛 플라스틱 통 안, 물고기 몇 마리가 물속을 조용히 점유하고 있습니다. ‘헤엄친다’기보다는 ‘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움직임은 거의 없고, 몇몇은 마치 멈춘 것처럼 물속에 정지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두 발로 꼿꼿이 선 채, 그 조용한 장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뒷다리에 체중을 실은 채 사람처럼 서 있고, 앞발은 공중에 살짝 떠 있는 상태입니다. 몸 전체는 통을 향해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으며, 두 눈은 맑고 커다랗게 열려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뛰어들 것 같은 긴장감보다는, 묵직한 집중력과 예리한 호기심이 느껴지는 표정입니다. 물고기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 정적이 고양이의 시선에 불을 붙인 듯 보입니다.

통 안의 물고기들은 마치 시간을 멈춘 듯 떠 있고, 고양이의 눈동자는 그 고요함을 하나하나 읽어내는 듯합니다. 고개는 움직이지 않지만, 눈은 천천히 흔들리는 그림자 같은 물고기들을 끝까지 따라가며 관찰합니다. 전혀 흔들림 없는 자세로, 긴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고양이. 그 모습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움직이지 않아서 더 수상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벌어지는 이 침묵의 대치는 오히려 더 강한 몰입을 만들어냅니다. 고양이는 통에 발을 넣지도 않고, 고개를 급히 들이밀지도 않습니다. 그저 꼼짝 않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 자리에 진한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보는 사람들도 저절로 조용해질 만큼 말이죠.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유쾌한 상상을 덧붙입니다. “완전히 감시 중이네ㅋㅋ”, “물고기 안 움직여서 더 웃기다”, “고양이 표정, 지금 CSI 조사관임.” 짧은 영상이지만 그 안엔 고양이의 과잉 집중과 물고기의 무반응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침묵의 유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도 가끔 그런 때가 있습니다. 아무 말도 없고, 특별한 움직임도 없지만, 이유도 모르게 어떤 장면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 마음속으로 질문이 쌓이고, 눈은 멈추지 않은 채 뭔가를 계속 따라가고 있는 그런 시간. 오늘 이 고양이는 그런 무언의 몰입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던 거죠. “꼼짝 안 해도, 난 끝까지 지켜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