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은 거실 한쪽 벽면, 큼직한 TV에서 실시간 축구 중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선수는 프리킥 상황에서 공 앞에 서 있고, 화면은 그를 정면으로 비추고 있죠. 그리고 그 화면 바로 앞,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바짝 다가앉아 그 장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온몸은 작지만, 눈빛만큼은 진지 그 자체. 귀는 쫑긋 서 있고, 시선은 정확히 공에 고정돼 있죠.

공이 살짝 움직이자, 고양이의 앞발이 재빠르게 화면을 향해 올라갑니다. 툭. 화면 속 공이 지나갈 듯하면 또다시 앞발이 올라갑니다. 탁.
고양이는 단 한 번의 반응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마치 실제 경기라도 보는 듯, 프리킥 타이밍에 맞춰 공이 날아갈 때마다 반복적으로 앞발을 TV 화면에 ‘탁탁’ 치며 반응합니다. 단순한 터치가 아닙니다. 정말 골키퍼처럼, 화면 속 공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막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의 동작이죠.

그 앞발의 타이밍은 기계적으로 정확하진 않지만, 집중력은 놀랍도록 꾸준합니다. 공이 움직이면 반사적으로 반응하고, 화면의 다음 장면이 넘어가면 다시 준비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아직 어린 새끼 고양이지만, 그 태도 하나만큼은 진짜 필드 위 골키퍼를 보는 듯한 몰입감이 느껴집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얘는 지금 TV랑 경기 중임ㅋㅋㅋ 공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막고 있어!”

고양이에게는 그저 화면 속 점 하나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반복되는 이 앞발 동작은 단순한 장난을 넘어선 ‘참여’에 가까워 보입니다. 보는 걸 넘어서 반응하고, 반응을 넘어서 스스로 역할을 만들어내는 모습. 이건 본능일 수도 있지만, 집중력과 몰입감이라는 감정도 함께 느껴지기에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우리도 어떤 일에 완전히 빠져들 때, 그런 집중의 앞발을 내밀곤 하죠.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진심을 다해 참여하는 순간—그게 어쩌면 가장 ‘살아 있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그렇게 ‘탁탁’ 반응하는 앞발을 내밀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