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도로 위, 잔잔한 악기 소리와 함께 소규모 퍼레이드가 시작됩니다. 군악대처럼 제복을 갖춰 입은 두 사람이 앞뒤에서 간단한 연주를 이어가며 걷고 있고, 그들 사이에는 낯선 듯 자연스러운 존재들이 걷고 있습니다. 흰색과 회색빛이 어우러진 깃털, 넓고 낮은 체형에 당당한 발걸음을 가진 툴루즈 거위들입니다.
이 거위들은 정확히 일렬로 정렬된 채, 마치 무대 위 리허설을 수십 번 해낸 듯 흐트러짐 없이 행진을 이어갑니다. 흰 바탕에 검은빛이 은은히 섞인 등과 날개, 묵직하면서도 고른 보폭은 누가 봐도 "저건 본능이 아니라 훈련이다" 싶을 정도의 안정감을 줍니다. 고개는 높이 들고, 두 눈은 앞만 바라보며, 걷는 방향에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습니다.
앞뒤 사람들은 유쾌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걸음으로 거위 대열을 호위하듯 함께 걷고, 악기의 리듬은 거위들의 보폭과 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들고 웃음을 터뜨리는 사이, 거위들은 시선 하나 주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자신들이 이 퍼레이드의 주인공인 듯 걸어갑니다. 단정한 깃털, 뒤뚱거리되 흐트러지지 않는 발걸음, 그리고 우연처럼 보이는 완벽한 간격까지—이들은 분명 단순한 행진 참가자가 아닌,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중심축입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이건 진짜다ㅋㅋㅋㅋ 거위가 대장 느낌… 자세, 균형감, 대열까지 완벽함”
우리는 종종, 말없이 중심을 지키는 존재들을 봅니다. 눈에 띄는 것도, 앞에 나서는 것도 아닌데 그 흐름을 망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존재. 이 툴루즈 거위들처럼요. 깃털 하나 바람에 흩날리지 않게 정리된 태도는, 작고 유쾌한 장면 속에서도 묘한 감동을 남깁니다.
당신도 오늘 그렇게 걷고 있지 않나요? 말은 없지만 흐름을 따라가고, 어깨에 리듬을 실으며 누군가의 행진을 함께 만들어주는 그런 발걸음. 그 조용한 동행이 쌓여서, 우리 일상은 때때로 이렇게 단단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