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위. 한 마리 강아지가 주인과 함께 산책 중입니다. 느긋하게 걷는 듯하지만, 강아지는 자꾸만 주인보다 반 발짝 먼저 앞서갑니다. 발걸음은 경쾌한데, 분위기는 왠지 심상치 않죠. 그리고 다음 순간—강아지는 그대로 ‘푹!’ 바닥에 배를 깔고 주저앉습니다. 갑작스러운 멈춤. 마치 “나 진짜 더 못 걷겠어…” 하는 듯한 엎드림이죠.

하지만 주인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멈추지도 않고, 그저 익숙한 듯 묵묵히 걸음을 이어갑니다. 그러자 마치 타이밍을 재기라도 한 듯, 엎드려 있던 강아지가 벌떡 일어섭니다. 그리고는 다시 빠르게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주인을 추월하더니—또다시 ‘푹’ 하고 길바닥에 엎드립니다. 두 번째 멈춤. 반복된 패턴 속에서, 강아지의 몸짓엔 어느새 약간의 억울함과 계산이 섞이기 시작합니다.

이 모습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분명해지는 건 하나. 이 엎드림은 단순히 힘들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나 좀 봐줘요”, “이대로 걷기 싫어”, 혹은 “쉬고 싶은데 자꾸 가니까 내가 알아서 퍼질게요”라는 다소 귀여운 ‘수동적 저항’처럼 보인다는 것. 빠르게 걷다가 퍼지고, 다시 눈치보다 벌떡 일어나 또 앞으로 튀어나가는 그 행동은 코미디 같으면서도 왠지 짠한 느낌을 줍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아니 못 걷겠다며 왜 자꾸 앞서가ㅋㅋㅋ 너무 귀엽고 모순적이야”

우리도 가끔 그런 때가 있습니다. “이제 안 해”라고 해놓고 제일 먼저 나서고, “못 하겠어” 해놓고 누구보다 빠르게 행동하고. 강아지의 이 모습처럼, 감정은 복잡한데 표현은 단순하고, 그래서 더 진심처럼 느껴지죠. 걷고는 싶은데, 뭔가 마음은 따라주지 않고, 그래서 ‘엎드리는 퍼포먼스’로 말하려는 그 태도.

혹시 오늘 당신도 그런 기분이었나요? 멈추고 싶지만, 또 앞서가게 되는 마음. 힘들다 말하면서도 계속 가고 있는 자신. 그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복잡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너무 타박하지 말고, 가끔은 그냥 길 위에 ‘푹’ 하고 엎드려도 괜찮아요. 다시 일어나 걷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