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엌 한켠, 보통은 요리를 위해 꺼내 놓는 로스팅팬 하나. 반짝이는 금속 바닥 위엔 물이 담겨 있고, 그 안에는 예상 밖의 손님들이 살금살금 헤엄치고 있습니다. 바로, 갓 태어난 듯한 부드러운 솜털을 가진 새끼 오리 네 마리. 노란빛과 갈색이 섞인 작은 몸은 물 위에 동그랗게 떠 있고, 네 마리는 서로 옆구리를 맞대며 작고 좁은 수면 위를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을 담은 그릇은 분명 넓지 않습니다. 성인 한 사람이 닭 한 마리를 굽기 위해 사용할 정도의 로스팅팬. 하지만 그 안에서 오리들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으로 놀고 있습니다. 한 마리는 중심에서 발장구를 치며 작은 물보라를 일으키고, 다른 한 마리는 가장자리에 기대어 깃털을 정리하다 말고 다시 풍덩 몸을 굴립니다.

오리들의 움직임은 질서라기보단 즉흥적이고 자연스럽습니다. 누군가 방향을 바꾸면 다른 오리도 덩달아 빙글 돌고, 한 마리가 몸을 털면 그 물결에 맞춰 다 함께 출렁입니다. 좁은 공간이라 충돌도 잦지만, 그마저도 서로에겐 놀이가 됩니다. 마치 “부딪혀도 괜찮아, 어차피 우리는 여기에 함께 있으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심장 폭발’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마음까지 씻긴다…”, “욕조 필요 없어, 로스팅팬이면 충분해요ㅋㅋ”, “왜 난 저기 못 끼는 건데ㅠㅠ” 등, 영상 속 작고 평화로운 순간에 모두가 빠져들었습니다. 그저 좁은 팬 하나, 그리고 물 한 바가지. 그것만으로도 오리들은 가장 귀엽고 완벽한 오후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런 순간이 있으셨나요? 크고 화려한 게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무언가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던 기억. 큰 욕조 대신 로스팅팬, 멋진 리조트 대신 부엌 한켠의 틈. 오리들이 보여주는 건 그 안에서 충분히 만족하고, 충분히 즐기며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작은 공간 안에서도 그런 따뜻한 순간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꼭 넓고 완벽한 조건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마음이 여유롭고, 옆에 함께 노는 존재가 있다면—로스팅팬 하나로도 인생 최고의 수영장이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