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타일 바닥과 하얀 벽, 누가 봐도 욕실로 보이는 공간. 주인이 샤워기를 틀자 고운 물줄기가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 앞엔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요. 입 주위로 떨어지는 물을 그는 마치 차분한 티타임을 즐기듯, 조용히 혀로 핥아먹습니다. 물이 입가에 닿을 때마다 혀끝으로 툭툭 건드리며 받아들이는 모습엔 절제와 여유가 느껴졌죠. 눈빛도 말합니다. “응, 좋아. 이 정도면 괜찮네.”

하지만 시선이 반대편으로 옮겨지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번엔 저먼 셰퍼드. 같은 물줄기, 같은 위치지만 반응은 180도 다릅니다. 물이 얼굴 근처에 닿는 순간, 셰퍼드는 눈을 번쩍 뜨고 얼굴을 좌우로 격하게 흔듭니다. 입을 크게 벌려 마치 물을 향해 싸우듯 달려들죠. 마구 깨무는 듯한 동작과 물줄기를 박살내려는 듯한 그 기세—그야말로 "물과의 한판 승부"였습니다.

두 강아지는 마치 서로 다른 종족처럼 보였어요. 하나는 "감사히 잘 마십니다", 다른 하나는 "감히 날 적셔? 이거나 먹어라!"라는 태도. 골든 리트리버는 끝까지 얌전하고 품위 있었고, 셰퍼드는 마치 샤워기에게 복수라도 하려는 듯 온몸을 써서 물을 상대했습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골든: 귀족 / 셰퍼드: 물의 복수귀ㅋㅋ”, “이거 진짜 MBTI 영상이잖아”, “한쪽은 정적인 요가, 다른 한쪽은 격투기 선수네”라는 재치 넘치는 댓글들로 가득했어요. 누가 봐도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반전 매력이 확실한 순간이었죠.

사실 우리도 그렇잖아요.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조용히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온 힘을 다해 부딪치며 반응합니다. 둘 중 누가 옳은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반응이 ‘그들답다’는 것.

혹시 여러분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삶의 ‘물줄기’를 마주하고 있나요? 혀끝으로 조심스레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아니면 이빨을 드러내며 온몸으로 맞서고 계신가요? 어느 쪽이든 괜찮습니다. 당신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멋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