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안, 햇살이 드리운 구석에 세 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그중 두 마리는 정신없이 서로를 향해 앞발을 내지르며 장난을 치고 있었고, 작고 통통한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마치 귀여운 고양이 버전의 스파링 같았죠. 두 눈은 번쩍이고, 꼬리는 들썩이며 에너지가 넘쳐났습니다.
그 옆을 한 마리 고양이가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무 관심도 없는 듯, 장난에 끼어들 생각은 없어 보였고, 그저 조용히 제 갈 길을 가려는 듯했죠. 발걸음은 차분했고, 얼굴엔 평화롭고 심지어 약간 졸린 표정마저 깃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사건은 벌어졌습니다.

싸우던 고양이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아무 죄도 없는 그 지나가던 고양이에게 확! 덮쳐버린 겁니다. 평화롭게 지나가던 고양이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대로 얼어붙은 듯했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또 다른 고양이까지 달려들어 우르르 덮쳐버립니다. 세 마리가 한 덩어리가 되어 이불 위를 굴러다니며 고양이 소동극이 벌어졌죠.

애초에 아무 의도도 없던 고양이는 점점 표정이 당황으로 바뀌더니, 끝엔 마치 “아니… 나 아무 짓도 안 했거든요?”라는 듯한 억울한 얼굴로 누워 있었습니다. 휘말릴 이유도 없고, 휘말릴 준비도 안 되어 있었던 그에게 갑자기 전쟁이 터진 셈이었죠.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진짜 지나가던 고양이 잡힌다더니 이럴 줄은…”, “정의롭지 못한 싸움ㅋㅋ”, “고양이 세계에도 억울한 인생은 존재한다” 등 폭소와 안타까움이 섞인 댓글이 가득했습니다. 어떤 이는 “오늘도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라며 장면을 뉴스 헤드라인처럼 표현하기도 했죠.

우리도 가끔은 그래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상황에 휘말리고 억울한 오해를 받는 순간들이 있죠. 아무리 조용히 살고 있어도, 예상치 못한 변수는 늘 어딘가에서 뛰어들기 마련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최근 그런 ‘무고한 피해자’가 된 적이 있으셨나요? 그렇다면 적어도 오늘만큼은 이 고양이처럼 그냥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억울함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 만큼, 인생은 엉뚱하고 귀엽게 흘러가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