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한 마리가 물그릇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세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보통이라면 우아하게 앞발을 모으고 물을 살짝 핥아먹을 법도 한데, 이 고양이는 다소… 기묘한 자세로 물을 마시고 있었죠.
등은 둥글게 말려 있었고, 고개는 깊게 숙여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들려 있는 뒷다리 한쪽. 누가 봐도 “똥꼬 핥기 자세”로 불리는 그 독특한 포즈였죠. 뒷다리는 머리 위까지 들려 있고, 고양이는 그 상태 그대로, 묵묵히 물그릇에 혀를 내밀어 물만 열심히 핥아먹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어딘가 우스꽝스럽고 엉뚱했지만, 동시에 너무나 현실적이기도 했어요. 갈증은 나고, 몸은 귀찮고, 지금 이 자세에서 머리만 조금 내리면 물에 닿을 수 있는데 굳이 자세를 고칠 이유는 없다는 판단. 효율성과 현실성을 고려한 고양이만의 생존 전략이었죠.
“폼은 중요하지 않아, 지금은 수분이 먼저야”라는 외침처럼 보였습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안 들켰으면 좋겠다’ 싶은 자세”, “이 자세는 반칙인데 왜 이렇게 열심히 마시고 있냐고요ㅋㅋ”, “고양이의 자존심은 목마름 앞에 무너진다” 같은 유쾌한 댓글들이 줄을 이었죠. 누군가는 “유연함도 이젠 실용적으로 써야 하는 시대”라며 공감 어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는 평소엔 품위 있고 절제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만, 사실 그들도 우리처럼 필요할 땐 우아함을 내려놓을 줄 아는 존재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짜 여유이자 적응력이겠죠.
혹시 여러분도 요즘, 체면보다 현실을 택해야 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뭔가 민망하지만 결과적으로 효율적이었던 행동 말이에요. 누가 뭐래도, 필요한 걸 챙기는 게 가장 중요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오늘 하루는 고양이처럼, 잠시 자세가 망가져도 내 갈증부터 해소하는 여유를 허락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