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은은하게 깔린 한길. 흙먼지가 이는 초원이라기보다는, 인도처럼 반듯하게 정비된 아스팔트 바닥 위였습니다. 그 위를 걸어가는 건, 다름 아닌 커다란 암사자. 사람 없는 틈을 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죠. 그녀의 입에는 아주 소중한 무언가가 걸려 있었습니다.

바로 새끼 사자의 목덜미.
작고 연한 몸을 어미의 입에 조심스레 맡긴 새끼는 네 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아무 저항 없이 편안히 매달려 있었습니다. 무서워하거나 버둥거리지도 않고, 그저 ‘기다리는 중’이라는 듯, 가만히 어미의 걸음에 몸을 실은 모습이었죠.

어미의 발걸음은 조용했고, 단단한 바닥 위에서 톡톡 울리는 발바닥 소리가 순간의 정적을 깨우듯 리드미컬하게 이어졌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익숙한 사파리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흙길도, 풀밭도 아니었죠. 회색빛 아스팔트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더 낯선 공간이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장면.

본능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어미 사자의 돌봄은 언제 어디서나 똑같이 절실하고 진심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감탄으로 가득했습니다. “아스팔트든 어디든, 저 목덜미 한 입엔 전부가 담겨 있다”, “길 위에서 이토록 조용한 사랑을 본 건 처음이에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순간”이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어떤 이는 “그저 새끼 하나 데리고 걷는 장면인데 왜 이렇게 울컥하죠”라며 고백하기도 했죠.

어미 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데려다줄게. 넌 가만히 있어도 돼.” 그 한 입에 담긴 보호의 무게, 그리고 무한한 책임감.
새끼는 그걸 알고 있기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겁니다. 믿는다는 건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니까요.

혹시 여러분도 요즘, 스스로 걸어가기 벅찰 만큼 지친 순간이 있으신가요? 누군가의 ‘입’에라도 매달려 쉬고 싶은 그런 때. 오늘만큼은, 어미 사자처럼 누군가를 들어 옮겨주는 사람이 되거나, 새끼처럼 잠시 맡겨보는 사람이 되어도 괜찮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말없이 흘러가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