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 벽과 창문 사이, 높은 곳에 설치된 커튼봉. 대부분의 사람에겐 그저 커튼을 걸기 위한 구조물이지만, 고양이에겐 그 위가 바로 ‘세상의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고양이 한 마리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그 좁고 높은 커튼봉과 벽 사이 공간에 기가 막히게 몸을 걸터앉힌 채, 아래를 향해 천천히 시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밑에서는 그저 평범한 거실이지만, 고양이의 눈엔 모든 게 한눈에 들어오는 감시탑 같았을 겁니다. 두 앞발은 봉 위에 가지런히 모아놓고, 뒷발과 엉덩이는 절묘하게 벽에 살짝 기댄 채 균형을 잡고 있었죠. 자세는 위태로워 보이지만, 표정은 태연합니다. 오히려 "이 정도는 기본이지"라고 말하는 듯한 그 눈빛.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사람 입장에선, “어떻게 저길 올라갔지…?”, “혹시 떨어지는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고양이는 오히려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집 안의 모든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그 눈빛 속에는 약간의 호기심, 약간의 판단, 그리고 꽤 많은 자신감이 섞여 있죠.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고양이는 틀림없이 위에서 인간들을 평가 중임”, “집 주인인 줄 알았는데 내가 세입자였네요…”, “이건 고양이의 하늘 감시소 인증샷” 같은 댓글이 이어졌고, 어떤 이는 “고양이한테 카메라 달면 CCTV보다 정확할 듯”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고양이는 높은 곳을 좋아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곳은 안전하고, 조용하고, 한눈에 모든 걸 내려다볼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렇게 올라선 자리에서 고양이는 단순히 구경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신만의 방식을 실천하는 중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요즘, 너무 가까운 것만 보느라 시야가 답답하진 않으셨나요?
가끔은 고양이처럼, 좀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조용히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선이 달라지면 생각도 달라지고,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질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