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케이지 안, 그 안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 한 마리. 처음엔 말없이 앉아 있다가, 이내 낮고 가늘게 야옹— 하고 운 한마디. 단순한 울음 같지만, 그 안엔 분명한 요청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고양이는 철창 사이로 얼굴을 천천히 내밉니다.
얼굴이 크지도 않은데, 좁은 틈을 가로지르듯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코끝이 먼저 삐죽, 그리고 이마와 양 볼까지 조금씩 철창 밖으로 밀어냅니다. 마치 그 철의 틀을 넘어, 무언가 닿고 싶은 곳을 향해 몸 전체를 내미는 듯한 움직임. 눈은 또렷이 앞을 향하고 있고, 귀는 살짝 뒤로 젖혀진 채 긴장과 기대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울음은 멈췄지만, 표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말하고 있습니다. “거기 있죠? 나 여기 있어요.” 누군가를 부르듯, 아니면 그저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서일 수도 있는 그 행동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고요한 외로움에서 비롯된 움직임처럼 보입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마음을 찌르는 공감으로 가득했습니다.
“지금 당장 데려오고 싶다…”, “얼굴 내미는 속도가 왜 이렇게 슬퍼 보이지”, “저 눈빛은 혼자 있는 걸 아는 눈빛이야”라는 댓글이 이어졌고, 어떤 이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철창을 넘은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우린 종종 말로 다 전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대신 눈빛으로, 행동으로, 혹은 이렇게 얼굴을 살짝 내미는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여기 있어요’라고 조용히 말하곤 하죠. 오늘의 고양이도 그런 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지금, 좁은 철창 같던 하루 속에서 얼굴 하나 겨우 내밀고 계시진 않나요? 그런 순간엔 꼭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천천히 고개를 내밀기만 해도 누군가는 당신을 봐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