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드럽게 비치는 방 안, 바닥에 드리운 한 줄기 그림자. 그 그림자는 다름 아닌 사람의 팔 그림자였다. 그런데 그 앞에 선 건, 이제 막 세상을 탐색하기 시작한 어린 고양이. 하얗고 작은 털로 덮인 몸, 반짝이는 눈망울은 마치 ‘이건 뭐지?’라고 묻는 듯 빛나고 있었다.
그림자 위에 발이 스쳤을 때 고양이는 순간 움찔했다. 움직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고, 소리도 나지 않는 이상한 존재. 그런데도 자신의 앞에서 팔을 흔드는 듯한 그 그림자는 너무도 실감 나 보였다. 고양이는 다시 살금살금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앞발을 들어올려 그림자에 ‘톡’ 하고 내리쳤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제야 고개를 갸웃, 바닥을 킁킁, 그러다 다시 ‘혹시 방금은 타이밍이 안 좋았던 걸까?’라는 듯 또 한 번 앞발을 휘둘렀다.
그 모습은 어찌나 진지하면서도 귀여웠는지, 레딧 이용자들은 “진짜 귀엽다. 이 정도면 그림자랑 싸우는 기사”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떤 이는 “나도 월요일 아침마다 현실이 이렇다…”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순간순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혼자서 그림자를 상대하는 이 새끼 고양이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도 어릴 적, 혹은 지금도 살아가며 보이지 않는 문제, 손에 잡히지 않는 고민들 앞에서 당황하고 머뭇거리는 때가 많다. 그럴 때 우리 역시 이 고양이처럼,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보고, 다시 움찔하고, 그러다 또 시도해본다. 그리고 그 모든 반복 속에서 세상을 배워간다.
현실과 허상이 뒤섞인 순간,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헷갈릴 때, 중요한 건 그 차이를 ‘알아채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손을 뻗어보는 용기’ 아닐까요? 고양이처럼 순수하게, 때로는 어설프게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당신의 모습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그림자’를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며, 웃고 울지요. 혹시 지금도 무언가 헷갈리고 혼란스러운 일 앞에 서 있다면, 이 귀여운 고양이처럼 조용히 앞발을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행동이, 뜻밖의 진실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