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위로 천천히 기어가는 작은 거북이 하나. 등을 단단히 조이고 앞발로 조심스레 기어가는 모습이 꽤나 진지해 보입니다. 영락없는 느릿느릿한 거북이의 움직임에,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엽다” 하고 한 번쯤 미소 지을 법한 장면이지요. 그런데 이 귀여운 거북이, 사실 알고 보면 꽤나 엉뚱한 녀석이었습니다.
주인의 손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거북이’의 등을 살짝 들어 올리는 순간, 모든 게 밝혀졌습니다. 그건 거북이가 아니라, 거북이 인형 등껍질을 뒤집어쓰고 소파 위를 기어가던 새끼 고양이였던 것이죠. 작은 고양이는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태연하게 “아무 일 없었어요” 하는 표정으로 몸을 둥글게 말았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분명히 고양이인데, 뒤에서 보면 완전히 거북이. 이 엉뚱한 ‘위장술’에 레딧 댓글도 한마디 남겼습니다. “고양이는 이제 변신술도 배우는구나. 닌자거북이도 긴장하겠다.” 고양이의 순진한 눈망울과 등껍질 인형의 괴상한 조합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면서도, 어쩐지 그 귀여운 시도에 괜히 칭찬해주고 싶어집니다.
아마 이 고양이의 속마음은 이랬을 겁니다. “가끔은 거북이처럼 느긋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혹은 “숨는 법도 아직 서툴지만, 귀여움으로 커버 가능하지?” 하고요.
일상 속에서 이렇게 엉뚱한 변장을 감행한 고양이를 보며, 우리는 언제 마지막으로 ‘아무 이유 없이’ 웃어봤는지 떠오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고, 뭔가를 잘 해내기 위한 노력도 아닌, 그냥 즐거움 그 자체였던 순간 말이죠.
혹시 오늘, 우리도 거북이처럼 느리게, 고양이처럼 엉뚱하게 하루를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가끔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이상해도 웃기면 그걸로 충분한 날도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