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질은 사양할게요… 우아한 갈색 강아지의 소심한 후진

출처 : Reddit / 거실에 아름다운 짙은 갈색빛깔 털을 가진 강아지가 서있다 카메라를 향해 천천히 오더니 주인이 내민 빗에 슬금슬금 물러선다
출처 : Reddit / 거실에 아름다운 짙은 갈색빛깔 털을 가진 강아지가 서있다 카메라를 향해 천천히 오더니 주인이 내민 빗에 슬금슬금 물러선다

햇살이 부드럽게 번지는 거실, 짙은 갈색빛 털이 은은하게 반사됩니다. 그 털의 주인은 다름 아닌 품위 있는 강아지 한 마리. 윤기 도는 털과 단정한 자태, 살짝 진지해 보이는 눈빛이 마치 고전 화풍의 초상화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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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살짝 흔들리며 줌인되자, 강아지는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가옵니다. 천천히 걸어오는 걸음에는 긴장보다는 탐색이 담겨 있었고,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닥이 아닌 촬영자, 즉 곧 펼쳐질 ‘그 상황’을 감지하고 있는 듯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주인이 빗을 슬쩍 내밉니다. 반가운 간식도 아니고, 장난감도 아닌 바로 그 ‘빗’—강아지가 가장 회피하고 싶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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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강아지의 표정이 말합니다. “아… 그건 아니잖아.”

살짝 찡그린 듯한 눈, 굳어진 발끝, 그리고 이어지는 소심한 후진. 정말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뒷걸음질을 치며 거리를 벌리기 시작합니다. 마치 무언의 경고라도 하듯 “빗질은 다음에… 진짜 다음에요”라고 말하는 듯한 몸짓은 귀엽고도 안쓰러웠죠.

그 모습에 레딧 댓글엔 이런 반응이 있었습니다.

“저 우아한 후진 기술… 다소곳하게 거절하는 법을 아는 천재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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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지 않나요? 거칠게 도망치지도 않고, 억지로 버티지도 않는 이 스마트한 회피. 이 친구에겐 분명 ‘자기 감정’을 지키는 기술이 있습니다. 그저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까지 배운 듯해 괜스레 감탄하게 되더군요.

생각해보면 우리도 이런 ‘소심한 후진’이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의 기대, 스스로의 의무감, 사회적 시선 속에서 무조건 다가서야 한다고 느끼기보다는, "이건 지금 내 컨디션에 맞지 않아"라고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용기. 때론 정면 돌파보다 부드러운 후진이 더 성숙한 대응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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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결국 도망치지 않고, 빗이 내려지기를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말하는 듯했습니다. “난 예쁨 받는 것도 좋지만, 내 속도도 존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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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혹시 너무 빠르게 다가가려다 지친 일이 있으셨다면 이 강아지를 떠올려보세요. 천천히, 나답게, 그리고 조금은 뒷걸음질도 괜찮다고요. 그렇게 우리도 조금씩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하루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