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숲속 체험장 한편, 나무에 매달린 두 개의 체조 링이 바람결에 살짝살짝 흔들립니다. 그리고 그 곁, 다가오는 낯익은 실루엣—바로 작은 몸집의 레서판다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링을 바라보던 레서판다는 앞발을 쭉 뻗어 조심스럽게 링을 움켜쥡니다. 마치 매일 해오던 루틴인 듯 망설임 없이 몸을 들어 올리더니, 어느새 자신의 배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 몸을 고정한 채 링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기 시작하죠.

등에 힘이 들어가고, 뒷발은 축 늘어진 채. 레서판다는 몇 번 반복해서 몸을 위로 끌어올리다가 다시 아래로, 그리고 다시 한 번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회전도, 점프도 없지만 묘하게 눈을 뗄 수 없는 장면입니다. 그 작은 팔뚝에 얼마나 힘을 주고 있을까요. 진지하게 링에 매달려 있는 모습에서 어쩐지 운동 중인 우리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관람객의 탄성이 뒤에서 이어집니다. “어머, 진짜 체조 하는 것 같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천히 링에서 내려오는 레서판다의 표정은 한껏 뿌듯해 보였습니다.
한 레딧 유저는 이렇게 말했죠.
“오늘도 헬스장 안 가려고 했는데, 이 친구 보고 갑자기 죄책감 생겼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가끔 이럴 때 있잖아요. 뭔가 거창한 걸 하진 않아도, 작지만 성실히 반복하는 일상 속 루틴들. 매일 운동을 하려는 마음, 책을 한 쪽이라도 넘겨보려는 다짐, 물을 많이 마시려는 습관 같은 것들이요.

레서판다가 링 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듯, 우리 삶도 그렇게 작은 노력들의 반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도 해냈다’고 느끼기 위해서요. 바쁘고 지치는 일상 속에서도 내가 지키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건 이미 멋진 루틴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