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오후, 실내에선 여느 때처럼 고양이가 창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바깥 공기를 느끼며 멍하니 있던 그때, 갑자기 방충망 너머로 한 손가락이 슬쩍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람의 장난기 어린 손짓. 작고 까만 코와 예민한 수염이 찰나의 떨림을 보이더니, 고양이는 그 손가락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고양이의 귀는 쫑긋, 눈은 부릅떴고 몸은 살짝 낮아졌습니다. 그 순간, “훅!” 하고 앞으로 튀어 오르며 입과 앞발로 동시에 덤볐습니다. 하지만 그 앞엔… 바로 방충망이 있었습니다.
툭— 하고 부딪힌 고양이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잠시 멈춰 섰습니다. 마치 ‘지금… 뭐였지?’라는 듯한 표정으로요. 하지만 고양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다른 각도에서, 더 빠르게! 하지만 또 한 번 ‘탁’—. 투명한 그 망은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바깥의 사람은 키득키득 웃으며 손가락을 움직였고, 고양이는 그 장난에 쉽게 당하지 않겠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자세를 낮췄습니다. 아마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내가 못 잡는 게 아니야. 봐주는 거지.”
레딧에서는 “얘 눈빛 봐, ‘방충망만 없었으면 넌 끝났어’ 라고 말하는 중임”이라는 댓글이 인기였고, “다음엔 뒷문으로 돌아갈 듯한 집념”이라며 고양이의 끈기를 응원하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어느 유저는 “표정이 진심이라 더 웃겨”라고 하며 마음을 빼앗겼다고 하네요.
이 짧은 순간이 우리에게 묘한 공감을 주는 건, 아마도 그 ‘보일 듯 잡히지 않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갔지만 막히는 순간, 우리도 고양이처럼 ‘왜 안 되지?’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뜰 때가 있죠. 하지만 고양이처럼 멈추지 않고 다시 자세를 가다듬는 태도, 그것이 때론 더 큰 가능성을 만들어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방충망을 마주하고 계신가요? 그 너머 손가락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전할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