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벽면을 따라 놓인 따뜻한 콘크리트 위.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바짝 붙어 앉아 있습니다. 서로 기대다시피 앉은 그 모습은 그저 평온하게 보이지만, 이내 예상치 못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한 고양이가 조용히 옆에 있는 형제 고양이의 머리를 앞발로 “톡” 하고 건드립니다. 순간 움찔하던 상대는 별 반응이 없자, 이번엔 반대쪽 발로 “톡톡”.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치 드럼 스틱을 번갈아 쥔 듯 리듬감 있게 톡, 톡, 톡. 고양이의 눈빛은 장난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진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마치 “내가 지금 박자를 만드는 중이야. 가만히 있어봐”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이에요. 머리를 맞은 고양이는 약간 당황한 듯 멍한 표정을 짓지만, 별 저항 없이 가만히 있고, 그 덕분에 앞발 드러머의 무대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 장면을 보고 있자면 ‘이 아이는 정말 음악적 재능이 있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들죠. 정확히 양쪽 앞발을 번갈아 가며, 같은 속도와 각도로 톡톡 치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일정합니다.

레딧에서는 “진짜 드럼 연습하는 것 같다”는 반응부터, “맞고 있는 쪽은 이미 포기한 것 같다….”는 유쾌한 반응까지 다양하게 달렸습니다. 어떤 유저는 “고양이들의 무용수 또는 타악기 연주자 본능이 발현되는 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고양이들은 종종 앞발을 써서 세상을 탐색합니다. 문을 열거나 장난감을 건드리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의 손을 톡 치며 관심을 끌기도 하고, 서로를 향해 가볍게 건드리며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죠. 이 영상 속 고양이 역시 장난과 애정 표현 사이, 아주 미묘한 선을 걷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듭니다.

우리도 가끔은 그렇지 않나요? 장난인 듯 진심인 말, 농담 속에 담긴 애정, 그리고 말 대신 건네는 작은 손짓. 오늘의 고양이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다가갈 때 이렇게 살포시 마음을 두드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참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두 고양이 사이의 관계는 말로 설명되지 않아도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어요. 그냥 가볍게 건드리는 동작이, 묘하게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속에 서로에 대한 익숙함과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우리도 누군가의 '앞발 톡'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라요. 말 대신 마음을 툭툭 건드려주는 손길, 가벼운 농담, 눈빛 하나. 복잡한 말보다 그 한 번의 ‘톡’이, 관계를 이어주는 가장 따뜻한 리듬이 되는 거죠. 혹시 요즘, 누군가에게 그런 톡을 건네본 적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