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돌이 정갈하게 깔린 길 위, 한가롭게 누워 있는 커다란 카피바라 한 마리. 등을 바닥에 편하게 대고 네 다리는 축 늘어진 채, 눈도 감은 듯 말똥한 듯 애매한 표정으로 멍하니 누워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지금 이대로가 딱 좋아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람이 슬며시 다가와 앞발을 가볍게 들어보았다가 다시 내려놓습니다. 보통 동물이라면 잠에서 깨거나 움찔하기 마련인데, 이 친구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숨결만 겨우 느껴질 만큼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는 모습은, 말 그대로 ‘세상 모든 번잡함을 내려놓은 평온’ 그 자체였습니다.

레딧 댓글에서도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이건 내 인생 목표 상태”, “회사에서 상사가 뭐라 해도 이 자세로 버텨야겠다”라며 웃음을 터트리는 동시에, 많은 이들이 이 여유에 감탄을 금치 못했죠. 실제로도 “카피바라를 본받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순간이었어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자극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쉴 틈 없이 울리는 알림, 주변 사람들의 말, 해야 할 일들. 그럴수록 우리에겐, 이 카피바라처럼 아무것도 아닌 척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언제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해보셨나요? 가끔은 온몸을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쉬어도 괜찮아요. 세상은 그렇게 급하지 않으니까요. 오늘 저녁엔 카피바라처럼 등을 바닥에 붙이고, 모든 걸 잠시 내려놓아보는 건 어떨까요?

잠시 멈춘다고 인생이 늦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멈춰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고, 고요해야 들리는 마음의 소리도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면, 오늘은 그저 바닥에 눕고 싶었던 날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런 날엔, 굳이 버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저런 여유를 닮고 싶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조급한 하루 속에서 카피바라가 전해준 그 한순간의 평화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