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한쪽, 오늘도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며 주인이 식기세척기 문을 닫으려 합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평소처럼 그릇 받침대를 밀어 넣는데, 자꾸 무언가에 걸린 듯 끝까지 들어가지 않습니다. 뚝, 뚝—가볍게 튕겨 나오는 그 느낌. 어딘가에서 마법처럼 튀어나온 돌덩이라도 박힌 걸까요?
주인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고개를 숙여 식기세척기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순간,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그 안엔 바로 고양이가 떡 하니 앉아 있습니다. 흰 접시들 사이에 얌전히,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여기 제 자리인데요?"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고양이의 표정은 참으로 여유롭습니다. 익숙한 공간에서 발견된 따뜻함에 몸을 맡기고, 세상의 소란 따윈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한 눈빛. 혹시 그릇 사이를 아늑한 동굴처럼 느낀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주인이 바쁜 와중에 자신을 잊을까 봐 장난삼아 자리 잡은 걸까요? 그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식기세척기 문은 아직도 닫히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레딧의 한 유저는 이런 반응을 남겼습니다. “식기세척기는 그릇을 닦는 곳이 아니라 고양이의 명상 공간이었다니. 집사의 착각이었네요.”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아마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예상할 수 없고, 또 그 예상을 뛰어넘는 이 존재들. 그저 웃음이 나올 뿐입니다.
일상의 도구들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찾는 고양이처럼, 우리도 가끔은 익숙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쉼표를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가 식기세척기 안에서 찾은 아늑함처럼요. 오늘 하루도 어딘가에 숨어 있는 작은 평안을 발견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