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이 따사로운 들녘 한가운데, 이미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오리 무리. 그 중심에 주인의 손이 조심스레 수박 반통을 내려놓습니다. 아무런 신호도 없었지만, 기다렸다는 듯 오리들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붉게 익은 수박 속살 앞에선 어떤 장난도, 장면 전환도 없습니다. 단 하나, '먹는다'는 사명만이 이 공간을 채우죠.

첫 부리를 대는 오리는 여유롭게, 마치 자리를 맡아둔 듯 수박에 입을 댑니다. 이어지는 오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몫을 찾듯 수박에 파고듭니다. 붉은 과육이 순식간에 촘촘히 깎이고, 껍질만 남은 가장자리엔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이 질서. 그 모습이 어쩐지 경건하게까지 느껴집니다.

그저 과일 하나를 내려놓았을 뿐인데, 이들의 반응은 마치 '축제 시작'이라는 신호탄 같았습니다. 레딧의 한 이용자는 “저 틈에 슬쩍 끼어들어 한 입만 먹고 싶다”는 댓글을 남기며 유쾌한 부러움을 표현했죠.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오리들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눈앞의 작은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복잡한 일정표나 끝나지 않는 할 일 속에서도 ‘수박 한 조각’ 같은 여유를 찾아보는 건, 의외로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요.

혹시 여러분 곁에도 이런 단순하고 소중한 기쁨이 하나쯤 있지 않나요? 오늘 하루, 그걸 위해 시간을 잠시 비워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는 때때로 너무 많은 것을 성취해야 한다고 느끼며 달려갑니다. 하지만 이 오리들처럼, 무언가를 함께 나누고 천천히 음미하는 순간이 오히려 더 진하게 남는 경우도 있죠. 그저 자연스럽게 모여, 같은 것을 바라보고, 같은 기쁨을 느끼는 일.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때가 있습니다.

바쁜 하루 속에 잠깐의 여유를 허락해보세요. 그리고 마음속에도 '수박 반통' 같은 소소한 행복을 하나 놓아두시길 바랍니다. 오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의 하루에도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축제가 열릴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