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는 조용한 숨결이 감돕니다. 바닥에 등을 대고 편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 그 앞에 다가온 주인의 손길은 꽤 거칩니다. 머리에서 등까지 빠르게 훑는 손, 그리고 다시 한번 꼬리 쪽으로 쓱쓱. 고양이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처음에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입니다. 눈을 반쯤 감고, 뺨의 수염은 미세하게 떨릴 뿐. 앞발도, 꼬리도 움직이지 않지만 그 정적인 자세 속에는 어딘가 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습니다. 그러다 주인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무렇지 않게 등을 돌려 멀어지려는 순간.
그때였습니다. 고양이의 몸이 휙 움직입니다. 순식간에 발목을 향해 입을 뻗고, 탁—물었죠. 물론 살짝이지만, 그 속도와 타이밍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완벽했습니다. “어디 가? 끝난 줄 알았어?”라는 듯한 장난기 가득한 응징.
표정도 압권입니다. 입꼬리는 약간 들려 있고, 눈은 반짝입니다. 장난을 친 것 같은데도, 한편으로는 “내가 언제?”라는 순진한 표정. 주인은 뒤돌아보며 헛웃음을 터뜨리지만, 그 미소에는 약간의 경계심이 섞여 있습니다. 언제 또 물릴지 모르니까요.
레딧의 한 이용자도 같은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우리 고양이도 그래요. 쓰다듬고 나서 등을 돌리면 꼭 손이나 발목을 톡 건드려요. 무슨 신호라도 주는 걸까요?”
혹시 여러분의 고양이도 이러지 않나요? 사랑을 주었는데도 되려 ‘물린’ 적.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건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일종의 반응, 소통의 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말을 한다면, 고양이는 이렇듯 몸으로 말하니까요.
이 작은 해프닝 속에서 느껴지는 건 단순한 장난만은 아닙니다. 어떤 존재가 나를 기억하고, 내가 멀어지는 걸 아쉬워한다는 신호. 애정을 주고받는 방식은 달라도, 그 마음은 언제나 통합니다.
그 발목 위로 스친 이빨 자국, 그것마저도 사랑의 흔적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