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회색 털에 고운 흰 장갑을 낀 듯한 앞발. 의자 위에 앉아 있던 고양이는 주변을 살피더니 갑자기 뒷발로 꼿꼿이 일어섰습니다.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듯 꼬리를 가볍게 의자에 기대고, 두 앞발을 번갈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지요. 꼭 누군가에게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그 눈빛은 장난기가 가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언가 말을 걸고 싶은 듯 진지했습니다.
한동안 앞발을 살짝살짝 들던 고양이는, 어느 순간 그 동작에 점점 리듬을 실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고 더 열심히 인사하듯이요. 그 귀는 반쯤 접힌 채 집중하고 있었고, 수염은 앞을 향해 미세하게 퍼졌습니다. 단순한 동작 같지만, 그 안에는 고양이 특유의 섬세한 감정이 담겨 있었지요. 호기심, 설렘, 그리고 살짝 들뜬 기분까지.
레딧의 한 이용자는 “이 집 고양이는 진짜 사람이 전생이었을지도 몰라요”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정말로, 이 고양이의 동작은 어설프면서도 정확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웃음이 피어나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인사’라고 느껴지는 그 순간, 고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우리와 소통하려는 존재처럼 보였지요.
고양이와 오래 함께한 분들이라면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얘가 진짜 내 말을 이해하는 건 아닐까?" 혹은 "얘도 나처럼 기분이 좋아서 먼저 다가온 건가?" 하고요. 고양이들은 가끔 우리보다 더 인간적인 표정을 지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영상 속의 고양이는 확실히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귀엽게, 앞발로요.
혹시 오늘 누군가와 인사를 나눴을 때, 그 사람이 조금은 덜 반겨줬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혹은 너무 바빠서 인사를 건네지도 못하신 건 아닐까요? 고양이처럼 망설이지 않고 손을 먼저 내밀어 보는 건 어떠신가요? 마음을 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조그마한 앞발 하나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