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한복판, 부드러운 담요 위에 강아지 한 마리가 철푸덕 엎드려 있습니다. 앞발은 편하게 펴고, 턱은 담요에 살짝 얹은 채 그야말로 천국 같은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죠. 그 눈빛은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절대 안 움직일 거야.”
그런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주인이 담요 끝자락을 조용히 잡더니, 살며시 뒤로 당기기 시작한 겁니다.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마치 “모를 수도 있겠지”라는 기대를 품은 손길이었죠.

하지만 강아지는 금세 낌새를 눈치챕니다. 몸이 조금씩 끌려가는 걸 느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온몸의 무게를 실은 채 그대로 몸을 담요에 꾹 눌러버립니다. 미끄러지듯 이동하면서도 발 하나 움직이지 않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묵묵히 ‘함께’ 끌려가는 선택을 하죠.
레딧 댓글에서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저건 담요를 포기하느니 명예롭게 끌려가겠다는 의지다. 진심 존경함.”

담요와 한 몸이 된 듯한 이 강아지의 태도는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서, 보는 사람에게 묘한 감동(?)까지 줍니다. 때론 우리가 얼마나 어떤 걸 좋아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지를 보여주는 데 말보다 행동이 더 강력할 때가 있죠. 이 강아지는 말 대신 온몸으로 “놓치기 싫어!”를 외치고 있었던 겁니다.

혹시 요즘 여러분도 무언가를 간신히 붙잡고 계시진 않나요? 누군가는 그게 별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고, “좀 놔도 되지 않아?”라고 말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게 나에게 중요한 포근함이고, 위로라면… 끝까지 붙잡고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끌려가더라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건 오히려 행복한 일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