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한가운데, 물웅덩이가 넓게 퍼져 있습니다. 바닥을 따라 번진 물기는 강아지의 물그릇 근처에서 시작된 듯하고, 주변엔 물방울 자국이 엉성하게 번져 있죠. 상황은 명확합니다. 누군가 실수했거나, 장난을 좀 쳤거나. 그리고 주인은 그 흔적을 천천히 따라가며 조용히 카메라를 돌립니다.

화면이 천천히 이동해 거실 테이블 뒤를 비추는 순간—
그곳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정말 조금만 모습을 드러낸 강아지 한 마리가 포착됩니다. 정수리만 보일 듯 말 듯, 눈만 살짝 위로 내민 채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 온몸으로 "아무 일도 없었어요"를 말하고 있지만, 그 큰 눈동자엔 걱정과 긴장, 그리고 약간의 죄책감(?)이 뒤섞여 있죠.

움직이지도 않고, 숨도 참은 듯한 그 표정은 너무도 명확한 메시지를 줍니다.
“저… 진짜 실수였어요. 아니, 어쩌면… 제 얘기는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숨으려 해도, 그 눈빛은 이미 모든 걸 말하고 있었습니다.
레딧 한 사용자는 이렇게 말했죠.

“숨는 장소보다 눈빛이 먼저 자백하네. 너무 귀여워서 혼도 못 내겠다.”
사실 강아지들은 이렇게 작은 실수에도 본능적으로 눈치를 봅니다. 자기 행동이 이상했음을 느끼고, 사람이 뭔가 알아차린 걸 눈치채고, 조용히 자신만의 은신처(?)로 들어가죠. 그러고는 눈으로 묻습니다. "혼나나요? 아직 안 늦었나요?"

이 모습을 보며 문득 떠오릅니다. 우리도 어릴 적엔 무언가를 망쳐놓고 부모 눈치 보며 방문 틈새로 눈만 내밀던 순간들이 있었죠. 그 조심스러운 마음, 들킬까봐 벌벌 떨면서도 사실 이미 들킨 그 느낌.
하지만 때때로 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귀엽고, 미소 짓게 만드는 법이죠.

혹시 요즘 무언가를 실수하고 괜히 움츠러들고 있진 않나요? 그럴 땐 이 강아지처럼 눈만 살짝 내밀어보세요. 진심이 담긴 눈빛 하나면, 세상은 생각보다 너그럽게 웃어줄지 모릅니다. 가끔은 귀엽게 들키는 것도 용기의 한 방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