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문 앞, 아직 세상에 호기심 가득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잔뜩 집중한 채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습니다. 눈앞엔 불투명 유리로 된 욕실문, 그 뒤편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움직입니다. 바로 사람의 발. 유리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그 발이 좌우로 슬쩍슬쩍 움직이자, 고양이의 귀가 번쩍 세워지고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순식간에 고양이는 앞발을 치켜들고, 재빨리 유리 쪽을 툭툭 치기 시작합니다. 가끔은 양손으로 빠르게 휘두르기도 하고, 때로는 앞발을 문 틈에 끼워 넣어보려는 듯 필사적인 시도도 보이죠. 움직이는 실루엣을 향한 고양이의 반응은 그야말로 사냥 본능의 발현. 그 조그마한 몸은 온통 ‘잡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꽉 차 있습니다.
하지만 유리는 단단하고, 발은 재빠릅니다. 살짝만 흔들어도 고양이는 헛발질을 하고, 금세 다시 자세를 가다듬으며 도전 모드로 돌아갑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고 귀여운지, 문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레딧 유저들은 “저 발은 진짜 악당이야, 고양이 눈엔 100레벨 보스처럼 보일 듯”, “고양이: 언젠간 너를 잡겠다…”라며 유쾌한 반응을 남겼습니다. 어떤 이는 “이건 투명 던전 보스전이야”라고 표현하기도 했지요.
혹시 여러분도 무언가를 잡으려 애썼지만 끝내 닿지 않았던 경험, 있으신가요? 새끼 고양이처럼요. 손에 잡힐 듯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좌절도 하고, 다시 도전도 하고—그런 순간들이 어쩌면 우리 삶의 가장 진지한 표정이 담긴 장면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욕실 앞 작은 고양이는 투명한 벽 너머의 발을 향해 맹렬한 도전을 이어갑니다. 잡히진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그 모습에, 문득 우리도 잊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