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대 위, 부드러운 이불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습니다. 몸을 낮춘 채 주변을 경계하던 그 순간, 벽에 어렴풋이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했죠. 하지만 이 고양이에게 그건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었습니다. 예의 주시하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꼬리는 뻣뻣하게 세워졌고, 한쪽 앞발을 바짝 들고선 그림자를 향해 잽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툭, 툭—아무런 반응 없이 제자리에 남아 있는 실루엣에 고양이는 더욱 경계심을 높였습니다. 귀는 바짝 당겨지고, 눈동자는 동그랗게 커진 채 시선을 떼지 못하죠. 몸은 조금씩 뒤로 빠지면서도, 앞발은 계속해서 허공을 향해 흔들렸습니다. 마치 "거기 누구야, 왜 나랑 똑같이 움직여?"라고 외치는 듯한 진지한 태도였죠.

한차례 잽이 오간 뒤, 고양이는 잠시 멈춰 그 그림자를 응시합니다. 어딘가 모르게 도전적인 그 태도, 그리고 움찔이는 털 사이로 드러나는 초조함. 하지만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고, 고양이의 움직임을 완벽히 따라할 뿐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눈치챘는지, 고양이는 다시 자세를 고쳐 잡으며 더 날렵한 포즈로 돌진 준비를 합니다. 어쩌면 이 작은 싸움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적’과의 자존심 싸움일지도 몰랐습니다.

레딧에서는 “고양이: 내가 두렵지 않은 건 아니라서, 그냥 잽을 던져보는 중이야”라며 고양이의 어설픈 용기를 응원하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또 어떤 이는 “고양이도 이제 내면과 싸우는 시기를 겪는구나”라는 철학적인 반응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문득 스쳐 가는 그림자에 놀라거나, 괜한 불안에 마음을 다잡았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우리도 어쩌면 저 고양이처럼, 실체 없는 ‘그림자’와 싸우고 있는 건 아닐까요. 때론 그게 불안일 수도, 과거일 수도, 혹은 내 안의 약한 모습일 수도 있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그림자를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움츠리지 않고, 비록 어설퍼도 앞발을 내밀며 맞서보는 것. 고양이처럼요. 비록 상대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 싸움은 결코 헛되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