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한쪽에 세로로 길게 세워진 매트리스가 보입니다. 아마도 설치하거나, 치우기 위해 주인이 자리를 잡아두었을 것인데요. 정적이었을 이 구도에, 검은 고양이가 매트리스에 올라타며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매트리스를 세워놓은 낮은 주방 수납장 위로 올라가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을 이 고양이가 매트리스에 매달린 것이었죠.
그와 동시에, 매트리스가 허리가 휘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고양이가 가볍더라도, 무게가 있는 동물이니 말이지요. 고양이는 자신의 두 앞발로 매트리스 윗부분을 꼭 쥐고 놓지 않습니다. 떨어지기 싫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뒷발을 허우적거리는데요. 그러나 반으로 접히는 매트리스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었고, 고양이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요.
결국 반으로 접힌 매트리스는 반동으로 다시 ‘팡!’하고 펼쳐집니다. 그 반동에 맞춰 고양이는 튕겨 나가고, 카메라 앵글 밖으로 벗어나는데요.
이 상황을 처음부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보던 또 다른 회색 고양이. 검은 고양이가 튕겨 나가자마자 다급한 움직임으로 카메라 쪽으로 달려옵니다. ‘집사, 쟤 어떡해?’라는 표정으로 말이죠.
영상 끝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나온 듯한 또다른 누군가가 보입니다. 그는 과연 이 광경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고양이들과 지내면 이런 일은 크고 작은 해프닝 혹은 일상으로 여겨야 하는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