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와 강아지는 '짖는다'. 물론 짖는 것 외에도 다른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짖는 것이 그들의 가장 대표적인 소통 수단이다. 오랫동안 함께 한 반려인이라면, 내 강아지가 왜 짖는지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경력이 오래 되지 않은 초보 견주라면 그 의미를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
강아지의 짖음은 때때로 분란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좋은 마음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갑작스레 짖는 강아지로 인해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람에게 없는 어떤 감각으로 인해 '저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걸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반려견이 짖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흔한 이유 몇 가지를 소개한다. 염두에 두고 내 강아지의 반응과 환경을 살핀다면 보다 빨리 숙련된 반려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심을 끌고 싶을 때
개와 강아지는 대개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주인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여기면 시무룩해지기도 한다. 이럴 때 짖음으로써 주인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려견은 그 과정을 '학습'한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니 주인이 이런 반응을 보이더라'라는 식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파블로프의 사람' 실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짖으니까 다가와준다', '짖으니까 간식을 준다'라는 식으로 인지해버리게 되면 상당히 피곤해진다. 반려견이 짖는다고 해서 무조건 반응하지 않도록 하고, 오히려 조용하게 있을 때 이따금씩 칭찬과 함께 보상을 주는 편이 도움이 된다.
두렵거나 불안할 때
반면, 즉각적으로 반응을 해줘야 할 때가 있다. 큰 소리가 들리거나 낯선 사람 또는 낯선 동물이 보이면 반려견들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할 수 있다. 이때 짖음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소형견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문제는 덩치보다는 성격과 연관이 있다.
자신의 영역에 낯선 사람이나 동물이 침범했을 경우, 혹은 사회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유기견을 입양한 경우에도 자주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이때는 곧장 반응을 해주되, 반려견이 어떤 요소에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흥분했을 때
반대로 감정이 고조됐을 때 역시 짖을 수 있다. 이는 '기분이 좋을 때'를 포함한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1인 가구의 경우, 혹은 즐거운 놀이를 하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다.
반려견 입장에서는 기분 좋음을 표현하는 행동이지만, 그래도 역시 짖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 따라서 짖는 것 대신 다른 행동으로 기분 좋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통해 훈련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루함을 느낄 때
사람이나 동물이나 충분한 자극이 없으면 지루함을 느끼고 무기력해진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무기력해져 있다가도 한 번씩 확 하고 짜증이 올라올 때가 있지 않은가? 만약 그런 경험이 있다면, 반려견의 짖음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반려견에게 산책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신체적 활동 뿐만 아니라 '노즈워크'와 같은 감각적 자극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후각이 예민한 동물이기에 다양한 냄새를 맡으며 그것으로 정신적 자극을 대신하는 것이다.
반려견이 갑작스럽게 짖는다면, 혼자 오랜 시간을 보냈거나 장시간 활동이 없었을 경우인지를 살펴라. 이는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표현이므로 즉각 반응해줄 필요가 있다.
아파서 예민해졌을 때
어딘가 아프거나 불편하면 예민해진다. 괜스레 짜증이 늘고 과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개의 경우 아프거나 불편하면 낑낑거리는 소리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로 짖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많은 반려견일 경우, 인지 기능이 저하돼 불안함을 느끼고 짖을 수도 있다. 조용한 가운데 반응을 보며, 이상 징후가 있지 않은지를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