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가 천천히 문 앞으로 다가옵니다. 언제나처럼 문을 열고 나갈 생각입니다. 몇 번이고 성공했던 방식대로, 이번에도 손잡이를 힘껏 눌러 열어보려 합니다.

몸을 바짝 움츠린 뒤, 강력한 점프!
오렌지색 털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앞발이 정확히 손잡이에 닿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이상합니다. 손잡이가 내려가지 않습니다.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한 걸음 물러난 고양이는 다시 한번 도전합니다. 이번에는 온몸을 써서 매달리듯 손잡이를 누릅니다. 앞발에 힘을 가득 실어 눌러보지만, 문은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이럴 리가 없습니다. 분명 같은 방식으로 수없이 열었던 문인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혹시 더 강한 힘이 필요할까? 다시 한번 높이 뛰어올라 두 앞발을 손잡이에 걸칩니다. 하지만 손잡이는 그대로 제자리에 있습니다.
잠시 문을 바라보던 고양이는 마치 "이건 뭔가 잘못됐다" 라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이내 조용히 뒤돌아서 천천히 걸어갑니다. 더 이상 시도하지도 않고, 포기해버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쿨합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고양이가 '이건 승인되지 않았어' 라고 하는 것 같아!", "이번엔 인간이 한 수 위였네", "저 표정, 배신감이 가득한데? ㅋㅋ" 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평소라면 당연히 성공했을 일이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 앞에서 단번에 체념해 버린 모습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사실 우리도 이 고양이처럼, 늘 하던 대로 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순간들을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분명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뜻밖의 장애물로 인해 막힐 때, 이 고양이처럼 "그냥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쩌면 이 고양이의 반응은 좌절이 아니라 빠른 인정과 체념의 미학일지도 모릅니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 앞에서 오랫동안 억지를 부리는 대신, 가끔은 새로운 방법을 찾거나 조용히 돌아서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하루, 혹시 예상과 다르게 풀리지 않는 일이 생긴다면 이 고양이를 떠올려 보세요. 때로는 포기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 문이 당장 열리지 않는다면, 그냥 천천히 돌아서서 더 좋은 길을 찾으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