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가 발동한 주인에 고장 나버린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평화로웠던 일상, 파스타면 한 가닥을 고양이 머리 위에서 흔드는 주인인데요. 갑자기 고양이 머리 위에 파스타 면을 내려놓습니다. 그 이질적인 감각에 놀란 고양이는 면을 떨쳐내기 위해 고개를 돌려 피하려 하는데요. 몸도 비틀어보지만 파스타 면이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안간힘을 쓰던 고양이는 결국 뒤로 기우뚱, 하며 발라당 넘어져 버리는데요. 자신의 하얀 배를 모두 드러낸 것을 신경도 쓰지 않는 듯, 그의 온 신경은 머리 위에 올라간 파스타 면을 떼어내는데 기울어져 있습니다. 뒤로 누워버린 채 허공에 다리를 뻗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마치 고장 난 인형 같기도 한데요.
마법에 걸린 듯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 고양이. 부릅뜬 눈을 깜빡이지 않고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이 그의 혼란스러운 기분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고양이는, 이렇게까지 몸부림을 쳤는데도 머리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파스타 면에 놀랐을지도 모릅니다. 직접 확인한 게 아니기 때문에 면의 정체를 몰라 미지의 생물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고 두려워할 수도 있고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안타까워 도움을 주고 싶다가도, 귀여운 모습에 잠깐은 이 장면을 더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