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쪽에는 고양이, 맞은편에는 개.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온한 순간, 갑자기 고양이가 앞발을 살짝 들어 개의 머리를 툭 쳤습니다. 마치 “자, 이걸 받아라!”라고 말하는 듯한 장난스러운 움직임이었죠.

개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당황하지도, 피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가만히 있던 앞발을 들어, 아주 자연스럽게 고양이에게 ‘톡’ 하고 되돌려주었습니다. 개의 행동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마치 "너 혼자만 치는 건 불공평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잠시 개를 바라보았습니다. 무언의 침묵 속에서 서로의 행동을 곱씹는 듯한 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내 다시 고양이의 앞발이 들렸습니다. 개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툭! 고양이가 다시 개의 머리를 쳤습니다. 개는 이번에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마치 원래부터 이게 정해진 순서라도 되는 듯이, 개도 다시 ‘톡’ 하고 고양이에게 응수했습니다.
이렇게 둘은 번갈아 가며 앞발로 상대를 살짝 치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이 싸움에는 긴장감도, 화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서로가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개는 전혀 짜증 내지 않았고, 고양이 역시 진지하게 싸울 의도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둘은 이 장난을 지속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건 싸움이 아니라, 친구끼리 하는 ‘하이파이브’ 같은데요?"
"고양이가 먼저 쳤지만, 개도 망설임 없이 받아치네요. 둘 다 너무 웃겨요!"
"개가 너무 침착해서 더 재밌어요. 이건 장난의 굴레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보통 개와 고양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이 둘은 서로의 장난을 이해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싸울 생각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서로 가볍게 신경전을 벌이며, 상대의 반응을 보고 장난을 주고받는 것이었겠죠.

반려동물들도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까요? 이 개와 고양이처럼, 장난 속에서 서로의 반응을 살피고, 가벼운 터치 하나로 교감하는 순간들이 말입니다. 때로는 말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은 작은 몸짓들이, 그들 사이의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