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에 물이 반쯤 차오른 상태였습니다. 보통 이런 장면이라면 고양이는 벌써 도망가거나, 물방울 한 방울에도 펄쩍 뛸 텐데요. 그런데 그 안에 작고 여린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몸을 담근 채 떠 있었습니다. 네 다리는 물 속에 살짝 잠기고, 털은 물결에 따라 몽글몽글 부풀어 있었죠.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 편안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어요.
세면대라는 좁은 공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물. 그리고 그 안에서 마치 인어처럼 동그랗게 몸을 모은 채 천천히 둥둥 떠 있는 이 고양이의 모습은 처음엔 살짝 현실감이 떨어질 정도로 낯설고 놀라웠습니다. ‘고양이가 물을 좋아할 리 없는데… 얘는 뭐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또 그 모습이 묘하게 자연스럽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물결에 따라 살짝살짝 흔들리는 그 작고 하얀 몸뚱이는 보는 사람의 긴장을 싹 풀어주는 마법 같은 평온함이 있었죠.
이 장면을 본 한 이용자는 “저건 그냥 인어로 환생한 고양이다, 다른 설명은 필요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고양이한테도 물속에서 쉬고 싶은 날이 있나보다”라고 말했죠. 사실 그 말이 틀리지도 않은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알던 ‘물을 무서워하는 고양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순간이었으니까요. 이 작은 고양이는 지금, 단순히 세면대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지 않나요. 모두가 “그건 안 돼”라고 말할 때, 사실은 ‘나한테는 괜찮은데’ 싶을 때 말이에요. 꼭 정해진 모습대로 살아야 한다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꼭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고양이처럼 때로는 고정관념을 가볍게 무시하고, 내가 편한 방식대로 세상과 어울려보는 것도 필요하죠.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고양이처럼, 남들이 이해 못 해도 나만의 방식으로 편안함을 찾을 줄 아는 용기. 오늘 그걸 가장 작고 귀여운 존재가 몸으로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