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는 창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딱딱한 자세로 등은 곧게 펴져 있고, 네 다리는 가지런히 모아졌으며, 두 눈은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커다랗게 뜨여 있었죠. 시선은 오직 창밖에만 꽂혀 있었고, 그 눈빛에는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무엇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이건 절대 놓쳐선 안 되는 순간이야’라고 말하는 듯,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아까운 기세였어요.


그 옆에서 주인은 살며시 손을 뻗어 고양이의 옆을 쓸어내립니다. 보통 같으면 고개를 돌려 눈짓을 하거나, 꼬리를 흔들며 반응했을 고양이지만, 이 날은 전혀 달랐습니다. 쓰다듬는 손길에도, 몇 번 손가락으로 톡톡 찔러보는 시도에도 미동조차 없었습니다. 마치 주인의 손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오직 창밖 세상과 자신만이 연결되어 있다는 듯, 고양이는 단단히 그 자리에 고정돼 있었죠.

이 장면을 본 한 이용자는 “저건 고양이가 ‘지금 나한텐 인간이 안 보여’ 모드에 들어간 거다.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그저 우리랑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이상하게 설득력 있었어요. 고양이는 화난 것도, 기운이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완전히 몰입한 상태였고,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 완벽히 들어가 있었죠.

우리는 흔히 고양이를 독립적인 동물이라 말하지만, 이 장면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집중을 위해 주변의 자극을 철저히 차단하는 모습은, 어쩌면 인간보다 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주인의 애정 어린 손길이라 해도, 지금 이 고양이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던 거겠죠. 창밖의 바람, 지나가는 그림자, 혹은 먼 곳의 흔들림. 그건 우리 눈에는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고양이에겐 세계를 해석하는 단서일지도 모릅니다.

가끔은 우리도 그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말도 안 통하고, 방해도 받지 않고, 그냥 온전히 혼자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는 순간. 주위의 관심을 뒤로한 채 집중에 몰입하는 시간은 단지 고요함이 아니라, 자신을 다듬고 다시 세우는 힘이 되곤 하니까요. 이 고양이의 움직이지 않는 자세 속에는 그런 깊은 평온이 담겨 있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