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고 귀여운 미끄럼틀 하나. 그 위에서 두 마리의 새끼 강아지가 아장아장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영상은 미끄럼틀 뒤에서 촬영된 터라 얼굴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동작만으로도 얼마나 진지하게 이 놀이에 몰입하고 있는지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한 마리가 천천히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곧바로 뒤를 돌아 다시 미끄럼틀을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다른 쪽 계단이 아닌, 내려온 그 길을 거꾸로 오르려는 선택은 어쩌면 이 강아지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익숙한 길이니까요.


그러나 그 순간, 반대쪽에서 두 번째 강아지가 미끄럼틀 위에서 출발합니다. 상황을 모르는 채 시원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그 강아지와, 오르고 있던 첫 번째 강아지는 미끄럼틀 중간쯤에서 마주치고 맙니다. 서로를 막거나 피할 여유 따윈 없었고, 결국 두 마리의 작은 몸이 부딪힌 채로 그대로 함께 밑으로 쭈욱— 재빠르게 밀려 내려옵니다. 충돌이라기보단 함께 굴러내려온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너무나 천진하고 순수한 장면이었죠.

그 모습은 어설프지만 귀엽고, 예측할 수 없지만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한 이용자는 “이건 순서 몰랐을 뿐인데 너무 웃기다. 둘 다 뭔가 억울해할 것 같아”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런 기분이 들 정도로 두 강아지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상황에 휩쓸려 내려온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미끄럼틀이 상황을 주도하고, 강아지들은 그저 순응할 뿐이라는 듯, 순도 100%의 혼돈과 순수가 뒤섞인 순간이었죠.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종종 이런 일을 겪곤 하잖아요. 뭔가 해보려다 예상치 못한 충돌이 생기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밀려 내려오게 되는 순간들. 하지만 그런 순간에 누군가와 함께라면, 그 당황스러움조차 웃음이 될 수 있다는 걸 강아지들이 몸으로 보여준 셈이었죠. 때론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고, 실수가 있더라도 너무 심각해지지 않아도 되는 거라고.

미끄럼틀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만을 위한 구조지만, 강아지들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생긴 작은 충돌이었지만, 그 속에는 도전과 즉흥, 그리고 함께 웃게 만드는 힘이 담겨 있었습니다. 오늘 그 강아지들의 ‘예상 밖 미끄러짐’은 그래서 더 소중한 장면이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