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에 한 마리 고양이가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두 앞발을 가지런히 오므린 채, 뒷다리는 몸 아래 숨기고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은 겉보기에 무심하고 평온해 보이죠. 하지만 그 고요한 중심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특별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고양이를 중심으로 지폐들이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둘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무대 위의 주인공처럼, 혹은 자리를 지키는 보물의 수호자처럼 고양이는 그 중심에서 묵묵히 앉아 있습니다.

그 분위기를 깨는 듯, 주인이 장난스럽게 손을 뻗어 지폐 하나를 슬쩍 집으려 합니다. 고양이는 처음엔 미동도 하지 않지만, 손끝이 가까워지는 찰나, 주저 없이 앞발을 들어 주인의 손을 탁— 치려 합니다. 그 동작은 빠르거나 공격적이지 않았지만,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안 돼. 그건 내 거야."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고양이의 발끝에는 경고의 의미가 그대로 담겨 있었죠. 눈빛은 여전히 무표정에 가까웠고,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전신이 주인의 움직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지폐는 단지 장난감일지도 모릅니다. 고양이 입장에선 그저 주위를 둘러싼 익숙한 물건일 뿐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안에 들어찬 감정, 즉 ‘이건 내 공간이다’, ‘내가 지키는 중이다’라는 주인의식은 확실했습니다. 장난 같지만, 진심. 그리고 그런 진심은 고양이 특유의 태도—무심한 듯 단호한 방식으로—표현됩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고양이 표정 실화냐. 진짜 돈 뺏으니까 화난 거 같아ㅋㅋㅋ 내 돈 건들지 마라 느낌.”

사람과 고양이 사이, 그저 장난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미묘한 감정의 교류가 숨어 있습니다. 고양이의 그 짧은 발짓 하나가 단순한 반사신경이 아니라, 공간과 물건에 대한 ‘소유’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건 어쩌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경계선을 만납니다.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한 반응, 애써 말하지 않아도 행동 하나로 전해지는 감정들. 이 고양이처럼 말 없이 툭— 내민 앞발 하나가, 그 모든 걸 대변해줄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때론 그런 반응이야말로 진짜 마음이 담긴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