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부드럽게 퍼진 실내, 테이블 위엔 반쯤 찬 물이 담긴 기다란 유리컵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엔 호기심과 의지를 가득 안은 고양이 한 마리가 서 있죠. 고양이는 컵 안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얼굴을 안으로 들이밉니다. 조금이라도 더 깊이, 좀 더 정확히. 그렇게 얼굴은 점점 컵 속으로 들어가고, 눈과 콧잔등은 금세 유리벽에 눌려 납작해집니다.

유리컵은 폭이 좁고 길쭉한 형태. 고양이의 머리는 컵 반쯤까지 들어갔지만, 물은 그보다 훨씬 아래에 있습니다. 뾰족한 콧등이 안쪽에 닿을 듯 말 듯, 혀를 내밀어 보기도 하지만… 거리는 아득합니다. 컵 벽을 따라 뺨은 쭉 눌리고, 눈은 위로 치켜뜨인 채, 그야말로 ‘얼굴을 꾸겨 넣었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모습. 하지만 그럼에도 물은 닿지 않고, 컵 안에서는 어정쩡한 침묵만 흐릅니다.

한참 동안 시도하던 고양이는 잠시 멈칫합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닿는다고?" 라는 표정이 얼굴 전체에서 드러납니다. 컵을 옆으로 기울여보는 것도 아니고, 앞발로 휘저어 보는 것도 없이 오로지 ‘얼굴로 정공법’을 시도한 끝에 마주한 벽 같은 현실. 그 눈빛엔 약간의 당황과 묘한 수치심까지 엿보입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ㅋㅋㅋㅋ 너무 진심인데 안 닿는 거 진짜 안쓰럽고 귀엽고 웃김… 얼굴 낑긴 거 왜 이렇게 웃기냐”

고양이는 물을 마시고 싶었을 뿐인데,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욕심이 과했거나, 계산이 어긋났거나, 아니면 그냥 컵이 너무 깊었을 뿐. 하지만 그 과정을 바라보는 우리에겐 단순한 실패가 아닌 진심 어린 시도 하나가 큰 웃음을 줍니다. 그리고 그 안엔 ‘무모하지만 사랑스러운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죠.

혹시 지금 당신도 뭔가에 얼굴을 꾸겨넣는 듯한 순간을 겪고 있진 않나요? 분명 닿을 것 같았는데, 끝내 손이 미치지 않는 거리. 하지만 그 안간힘이야말로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누군가의 웃음을 만들어내는 진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늘 하루, 당신의 낑김도 누군가에겐 가장 귀여운 장면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