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마리 고양이가 익숙한 듯 벽돌 담장을 향해 뛰어갑니다. 그 담장은 집과 연결된 구조물처럼 붙어 있는데, 그 사이엔 고양이 한 마리가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의 좁은 틈이 나 있습니다. 슬며시 다가온 고양이는 잠시 그 틈 앞에서 멈춰 서더니, 자연스럽게 몸을 틈 안으로 밀어 넣기 시작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쏙 빠져나갔을 터.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고양이의 앞다리와 머리는 무리 없이 들어갔지만, 문제는 배. 통통하게 살이 오른 배 부분에서 고양이의 몸이 멈춰 섭니다. 유리벽에 막힌 듯한 모습으로, 고양이는 잠시 가만히 멈춰 있습니다. 그리고는 뒷발을 들어 밀어보기도 하고, 몸을 틀어 각도를 바꿔보기도 하지만, 배는 요지부동. 벽과 벽 사이에 고스란히 낑겨버린 채, 몸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잠시 주변을 살피다 다시 한 번 도전합니다. 이번엔 엉덩이를 좀 더 낮게 하고 슬쩍 틀어 보지만, 여전히 배 부분이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쭈욱— 하고 힘을 줘보지만, 틈새는 냉정하고, 고양이는 결국 한숨을 쉬듯 몸을 빼냅니다. 그리고 담장에 등을 돌리고, 약간은 뻘쭘한 걸음으로 조용히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죠.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ㅋㅋㅋ 진짜 찐 현실 고양이다… 주말에 많이 먹은 티 너무 난다 귀여워 죽겠네”

고양이들은 언제나 계산된 듯 민첩하고 유연하지만, 가끔은 그 유연함도 살짝 넘치는 ‘몸무게’ 앞에 무너지곤 합니다. 특히 평소에 익숙했던 공간이 오늘은 낯설게 느껴질 때, 몸은 그대로인데 현실은 살짝 바뀌었다는 걸, 이렇게 작고 귀여운 실패를 통해 알게 되죠.

혹시 오늘 당신도 익숙하던 길에서 갑자기 ‘끼임’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몸이 아니라 마음이든, 일정이든, 뭔가 잘 되던 일이 오늘은 왠지 통과되지 않는 느낌. 그럴 땐 이 고양이처럼 잠깐 돌아서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억지로 밀어붙이는 대신 돌아가는 길이, 생각보다 훨씬 유연한 해답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