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오후, 키보드 위를 분주히 두드리던 손이 잠시 멈췄습니다. 화면을 바라보던 주인의 시선 끝에, 익숙하면서도 방해스러운 실루엣이 서 있었기 때문이죠. 고양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모니터 정중앙을 가로막고 화면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 마치 “무슨 중요한 걸 하고 계시나요?” 하고 묻는 듯한 눈빛으로, 화면을 향해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모니터 앞에 올라선 것도 모자라,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꼿꼿하게 앉은 채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인의 손은 멈췄고, 커서는 꿈틀거리지만 클릭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습니다. 작업은 중단되었지만, 방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고양이의 모습은 진지하고 당당합니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화면을 살펴보는 모습은 마치 '업무 보고'라도 하듯, 자신이 이 일을 대신해줄 수 있다는 듯한 표정까지 띠고 있죠.

고양이는 여전히 화면을 감시 중입니다. 일종의 ‘업무 개입’일까요, 아니면 ‘방해 아닌 방해’? 어쩌면 고양이에게 이 순간은 “나도 같이 일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도 참 다정했습니다. “저 고양이, 오늘부터 IT팀 소속이야”, “회의 자료 확인하는 중인 고양이 과장님 등장”, “업무 효율: 0%, 귀여움 지수: 1000%”라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죠. 모두가 고양이의 당당한 참여에 미소를 멈추지 못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런 순간 있으신가요? 집중하려 할수록 누군가가 슬며시 다가와 시선을 빼앗아가는 순간. 처음엔 방해라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그 존재 덕분에 마음이 풀렸던 기억. 고양이처럼 때로는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바쁘고 복잡한 화면 속에서 헤매고 있다면, 고양이처럼 화면을 가로막고 “잠깐 멈추고 나랑 눈 좀 마주쳐요”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순간, 일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