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운데 자리 잡고 앉아 있는 고양이 한 마리. 주변엔 에너지가 넘치는 새끼 강아지들이 북적이고 있습니다. 조그만 몸집에 비해 발랄함은 넘치는 강아지들은 고양이의 주위를 빙빙 돌며 킁킁거리기도 하고, 옆구리에 얼굴을 묻거나 앞발로 툭 건드려보기도 하죠.

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고양이는 놀라울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합니다. 꼿꼿이 앉은 자세, 미동 없는 꼬리,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 마치 이 상황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듯, 아니면 이미 여러 번 겪은 일이라는 듯, 무심하게 주변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강아지들 중 하나가 고양이의 옆구리에 부비적거리며 달라붙자, 고양이는 눈을 한번 느릿하게 깜빡입니다. 귀는 살짝 뒤로 눕혀졌지만, 날카로운 반응은 없습니다. “그래, 네가 거기 있고 싶다면 그러렴.” 그런 무언의 동의를 표하는 듯한 태도입니다.

이내 또 다른 강아지가 뒤에서 덮치듯 안기자, 고양이는 잠시 자세를 고쳐 잡습니다. 그러나 그뿐. 몸을 피하지도 않고, 공격적인 반응도 없이, 그저 그 자리를 지킨 채 자신을 감싸는 강아지들의 몸짓을 고요히 받아냅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사랑스러움과 놀라움이 섞인 감탄이었습니다. “저 고양이 전생에 양치기였던 거 맞음”, “속으로는 100가지 생각 중일 듯한 저 표정…”, “참는다, 난 어른이니까… 하는 느낌 너무 웃겨요” 등, 고양이의 침착함과 강아지들의 해맑음을 보는 이들도 함께 즐겼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와 비슷한 순간을 경험해본 적 있으신가요? 마음 한켠은 혼란스럽지만, 겉으론 아무렇지 않게 태연한 척 해야 했던 때. 모두가 들떠 있는 상황에서 혼자 조용히 중심을 잡고 있던 경험. 고양이처럼 말없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일, 그건 어쩌면 무던한 내면의 힘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감정이 북적이는 순간이 있더라도 고양이처럼 깊은 숨 한 번 들이쉬며 중심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때로는 말 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주변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고요한 여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