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명한 병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병 속엔 반쯤 남은 듯한 물이 있고, 병 주위에는 작고 둥근 자갈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마리의 까마귀가 서 있습니다. 까맣고 날카로운 눈매, 검은 깃털에 반짝이는 햇살.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 까마귀가 그 병을 향해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처음 까마귀는 물병 입구에 부리를 넣어봅니다. 그러나 고개를 뒤로 젖히는 동작에서도 갈증을 채울 수 없다는 걸 곧 깨닫습니다. 물의 수위가 너무 낮아 부리 끝이 닿지 않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동물이라면 여기서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까마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주위를 살핀 뒤, 까마귀는 바닥에 있는 작은 돌 하나를 집어 병 안에 떨어뜨립니다. ‘똑’. 가벼운 소리와 함께 물이 아주 조금 위로 차오릅니다. 까마귀는 잠시 멈춰 섰다가 다시 돌 하나를 집어 넣습니다.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매번 돌을 넣을 때마다 병 속의 물은 조금씩 위로 오르고, 그 변화는 까마귀의 관찰을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행동은 본능이 아니라, ‘이 돌이 물을 밀어 올린다’는 인과관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죠.

사람이라면 당연히 여길지 모르지만, 동물의 세계에서 이 정도 수준의 ‘문제 해결력’을 보여준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까마귀는 이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며 마침내 물의 높이를 부리가 닿을 만큼 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에야 비로소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입에 물을 머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경외심에 가까웠습니다. “교과서에서 보던 이솝우화가 현실이 되다니”, “저 정도면 박사 학위 줘야 하는 거 아니냐ㅋㅋ”, “까마귀 IQ가 높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등, 까마귀의 지능과 끈기에 감탄한 댓글들이 쏟아졌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누군가가 아주 단순한 도구로 멋진 결과를 만들어내는 걸 본 적 있으신가요? 때로는 도구가 대단한 게 아니라,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죠. 이 까마귀처럼, 눈앞의 어려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가는 과정은 기술이나 환경보다도 ‘사고의 유연함’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단순히 힘만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대신 까마귀처럼, 조금 멀리서 보고, 하나씩 해결하며, 물 한 모금에 다가서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포기’ 대신 ‘돌 하나’를 더 넣는 그 지혜가,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답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