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의 넓은 바닥 위로 닥스훈트 한 마리가 인형 하나를 입에 물고 터벅터벅 걷고 있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장면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단 하나—그 인형이 바로 이 강아지 자신처럼 짧은 다리와 길쭉한 몸통을 가진, 거의 판박이 같은 강아지 인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인형을 본 순간 닥스훈트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거울을 보는 듯 인형 앞에서 멈춰선 뒤, 자연스럽게 입에 물고 길을 나섰죠. “이건 나야. 아니, 나 같은 친구야. 그러니 데려가야지.”


인형의 몸은 바닥을 끌리듯 늘어져 있고, 그 뒤에서 인형을 당기며 나아가는 닥스훈트의 걸음은 진지하기까지 했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오가며 웃음을 터뜨려도, 강아지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자신의 ‘쌍둥이’를 이끄는 데만 몰두하고 있었죠. 그 모습은 마치 산책을 나선 단짝처럼 보였고, 뒷모습에는 묘한 감동마저 깃들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웃음과 감탄으로 가득했습니다. “자기랑 닮았다고 바로 입양ㅋㅋ”, “이건 영혼의 쌍둥이 찾은 거잖아요”, “저 인형이 저 강아지보다 다리 2cm 더 긴 게 포인트” 같은 댓글이 쏟아졌고, 어떤 이는 “닮은 인형 들고 가는 뒷모습이 왜 이렇게 짠하냐…”며 감정이입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누군가 나와 닮은 사람, 또는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존재를 만났을 때, 특별한 끌림을 느끼곤 하죠. 닥스훈트에게 이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알아본 자신과 닮은 친구였을지 모릅니다. 낯선 마트 한복판에서도 그 인형을 향한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그것은 결국 외로움을 메우는 작은 용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요즘, 나와 닮은 무언가를 찾고 있진 않으신가요? 겉모습이든 마음이든, 닮은 존재를 만났을 때, 닥스훈트처럼 망설임 없이 데려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우리에게도 있길 바랍니다. 때로는 그런 단순한 선택이 외롭던 하루를 아주 따뜻하게 바꿔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