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밤, 가로등 불빛이 은은히 비추는 야외. 조용한 길 한복판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귀엽고 어린 여자아이가 대형견의 목줄을 손에 쥔 채 서 있습니다. 그녀의 작은 손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죠. 당기고, 또 당기고. "이쪽이야, 가자!" 말하지 않아도 그 작은 팔의 동작만으로도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형견입니다. 녀석은 길 한복판에 드러눕듯 앉아서는, 마치 "지금 여기가 제일 편해"라는 듯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털이 두툼한 등은 바닥에 착 밀착되어 있고, 눈동자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죠. 한 번쯤 일어나 줄 만도 한데, 온몸으로 'NO'를 외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자아이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목줄을 좌우로 흔들어보기도 하고, 두 손으로 더 강하게 당겨보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아이의 눈썹은 위로 솟고 입술은 살짝 삐죽 나옵니다. 표정에는 짜증보다는 당황스러움과 고민이 엿보입니다. "왜 안 가는 걸까? 어떻게 해야 가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를 마주한 표정이에요.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모두 미소를 감추지 못했어요. “개가 무슨 철학자야? 저 깊은 눈빛은 뭔데ㅋㅋ”, “우리집 개도 이래요. 산책 나가자 해놓고 갑자기 주저앉음”, “어쩌면 이건 둘의 첫 대립이자, 아이가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협상의 시간일지도…” 등 유쾌하고 공감 가득한 반응이 이어졌죠.

이 장면은 단순히 ‘귀여운 상황’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은 순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은, 어떤 존재는, 그렇게 쉽게 움직여주지 않죠. 그럴 땐 이 아이처럼 다시 시도하거나, 때로는 잠시 멈춰 고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이 끌어가고 싶은 대상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지는 않나요? 혹은 누군가가 여러분을 끌어가려 할 때, 본능적으로 멈추고 싶었던 적은요? 그럴 땐 이 대형견처럼 잠시 앉아서 생각해보는 용기, 그리고 이 여자아이처럼 다시 손을 뻗어보는 노력, 두 가지가 다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