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됩니다. 주인은 손에 두리안을 들고 고양이에게 조심스럽게 내밉니다. 껍질은 뾰족하고, 그 안에선 특유의 강렬한 냄새가 피어오릅니다. 고양이는 처음엔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냄새를 맡아보려 합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표정이 확 바뀝니다.
두 눈은 커지고, 얼굴 근육은 살짝 일그러지고, 코끝은 급하게 뒤로 젖혀지며 냄새에 대한 강한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몸 전체가 뒷걸음질을 치며 바닥을 스르륵 미끄러지듯 물러납니다. 당황과 혐오, 혼란이 뒤섞인 그 반응은 마치 “이게 정말 음식이야? 왜 이런 걸 나에게…?”라고 외치는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하지만 주인은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두리안을 다시 고양이에게 가까이 들이댑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한쪽 앞발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주인의 손을 향해 휙 하고 가볍게 휘두릅니다. 공격적이라기보다는 “그만 좀 해!” 하고 짜증 섞인 경고를 날리는 듯한 동작입니다. 정확히 맞추진 않지만, 그 타이밍과 자세가 어찌나 분명한지 보는 사람도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지요.
레딧 유저들도 크게 공감했습니다. “이건 고양이 버전의 ‘냄새로 전투불능’ 선언이다”, “고양이: 이건 무기지 음식이 아냐!”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 고양이도 바나나에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며 웃픈 사연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이 장면이 유독 인상 깊은 이유는, 고양이의 반응이 너무나 ‘인간적’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예상치 못한 향기를 맡았을 때 고개를 확 돌리거나, 누가 장난 삼아 이상한 걸 들이댔을 때 손부터 나가는 우리의 반사적 반응처럼요. 이 작은 생명도, 불쾌함을 이렇게 정확하고도 귀엽게 표현할 줄 압니다.
혹시 여러분도 요즘 일상에서 이런 두리안 같은 존재를 마주한 적 있으신가요? 처음엔 호기심에 다가가지만, 이내 “이건 나랑 안 맞아”라고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 그럴 땐 고양이처럼 거리를 두고, 한 발 들어 조용히 경고를 날려도 괜찮지 않을까요?
불쾌함을 참지 않고 표현하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을 명확히 하는 것. 그것도 스스로를 지키는 중요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조용한 경고 한 번이,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말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