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반사된 햇살이 따뜻하게 퍼진 아침, 디즈니랜드 입구 근처의 인도 위를 당당하게 걷는 작은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어미 오리 한 마리.
그 뒤를 따라, 작은 솜뭉치 같은 새끼 오리들이 일렬로 총총총 뒤따라가고 있습니다. 열정도, 호기심도, 그리고 가끔은 방향 감각까지 불완전한 이 아이들을 이끄는 어미의 걸음에는 단호함과 책임감이 엿보입니다.
주위를 둘러싼 풍경은 디즈니 특유의 동화 같은 배경으로 가득합니다.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어미 오리의 ‘육아 출근길’을 바라보며 탄성을 터뜨립니다.
“진짜 디즈니 영화 같다”, “현실판 마더 구스네!” 라는 목소리들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순간이지요.
어미 오리는 길을 잃지 않도록 고개를 살짝 돌려가며 아이들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새끼들 중 하나가 잠깐 옆길로 빠지려 하자, 뒤에서 따라오던 다른 오리가 부리로 살짝 밀며 다시 줄을 맞춥니다.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닌데, 그 작고 둥근 등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감탄스럽기까지 합니다.
레딧 댓글에서도 “이건 디즈니 영화가 아니라 디즈니 현실이다”, “엄마: 계획대로 되고 있어, 애들아 따라와!” 같은 반응이 줄을 이었고, “일곱 마리면 미키보다 인기 많겠는데요?”라는 농담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장면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귀엽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 많은 사람들과 소음 사이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한 줄로 움직이는 이 오리 가족의 모습에는 무언가 더 깊은 감정이 스며 있습니다.
어미는 앞만 보고 걸었고, 새끼들은 그 뒤를 아무 의심 없이 따라갑니다. 그 작은 다리로, 낯선 세상의 한복판을 두려움 없이 건너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혹시 여러분도 지금, 낯선 세상 앞에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진 않으신가요?
그 여정이 불안하게 느껴질 때, 누군가의 ‘등’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순간이 있지요. 또는 반대로, 나도 누군가를 데리고 걸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리 가족처럼,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방향만 맞다면, 그 발걸음은 반드시 도착하니까요.
그리고 가끔은 디즈니처럼, 현실 속에서도 진짜 동화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는 걸—오늘 이 가족이 보여주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