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반쯤 누운 듯 느긋한 고양이, 그 앞에 선 주인은 양손을 뻗어 고양이의 앞발을 한 쪽씩 잡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발, 두 발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죠. 그러자 고양이의 몸은 마치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주인을 따라 느릿하게 끌려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움직이는 동안 단 한 번도 발을 구르지 않습니다. 저항도, 몸을 움찔하는 기색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상황이 그저 귀찮은 듯, 얼굴에는 약간의 체념과 졸림이 뒤섞인 표정이 떠오릅니다. ‘이 정도면 움직였다고 봐야지’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죠. 몸은 완전히 힘이 빠져 있고, 앞발만이 주인의 손에 의지해 가볍게 공중을 떠 있습니다. 등은 바닥에 붙은 채로 사뿐히 미끄러지고, 꼬리는 무기력하게 뒤따릅니다. 바닥에 흐르듯이 끌려가면서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그 고양이의 모습은 마치 ‘게으름의 예술’을 보는 듯합니다.
레딧 댓글 중에는 “이 정도면 집사 개인 리프트 아닌가요?”, “고양이가 아니라 집사의 손이 더 고생하는 것 같은데”라는 반응이 달리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누군가는 “완전 물고기 필드 드래그 중”이라며 게임 속 장면에 빗대기도 했고요.
사실 우리도 이 고양이처럼 ‘움직이지 않으려는 마음’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해야 할 일은 알고 있지만, 어쩐지 몸이 바닥과 붙어버린 듯 느껴지는 날들. 누군가가 손을 잡고 이끌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정도로요. 이 고양이처럼 ‘가만히 있으면서도 앞으로 가는 기술’을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조금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는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끔은 ‘끌려가도 괜찮은 날’이 있는 법이니까요. 여러분은 언제 가장 움직이기 싫으신가요? 그럴 땐 그냥 이렇게, 살짝 미끄러져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