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밭 한가운데, 잎사귀를 입에 문 채 멈춰 선 야생 토끼 한 마리가 있습니다. 토끼는 갑작스러운 카메라의 시선을 느낀 듯, 얼어붙은 자세로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보입니다. 눈동자는 또렷하고, 두 귀는 쫑긋하게 세운 채 주변 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입가에는 여전히 초록빛 풀잎 한 조각이 매달려 있지요.

그 모습은 마치 “어… 나 지금 뭐하고 있었더라?” 하고 묻는 듯도 하고, 들킨 걸 민망해하는 듯도 보입니다. 앞발은 가지런히 몸 옆에 모아진 채 단정하게 앉아 있고, 둥그런 몸통은 한참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잔잔한 자연 속에서 홀로 밥을 먹던 이 작은 동물의 순간은, 보는 이에게 이상하리만큼 큰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토끼의 표정은 무표정에 가까웠지만, 그 무표정 안에 담긴 ‘평온함’은 전해지는 감정의 밀도가 꽤나 묵직합니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장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 순간. "먹고 사는 일이 이렇게 귀엽고 고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한 레딧 유저는 "나도 점심시간마다 저 표정이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묘하게 공감 가는 이 토끼의 식사시간을 유쾌하게 바라보았습니다. 토끼는 아마도 아무것도 모른 채 다시 조심스레 풀잎을 뜯었을 테지요. 그렇게 조용히, 아주 소소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중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런 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바람만 살랑이는 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누가 보든 말든, 풀 한입을 천천히 씹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순간 말입니다.

세상의 속도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가끔은 이 야생 토끼처럼 멈춰 서서 나만의 식사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그게 비단 밥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음악 한 곡, 창밖 풍경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조금은 토끼처럼, 평화롭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