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근한 침대 위, 생후 12주 된 새끼 고양이 ‘리치’는 작은 체구와는 다르게 엄청난 존재감을 뽐냅니다. 온몸을 동그랗게 말고 쉬고 있던 리치 앞에, 검은 털의 3살 강아지 ‘마빈’이 다가옵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코끝을 가까이 댔을 뿐인데도—리치는 재빠르게 앞발을 쭉 뻗어 상대를 견제하기 시작합니다.

그 작은 앞발에 담긴 에너지는 놀라울 정도로 단호합니다. "여긴 내 자리야!"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과 함께, 마빈의 코에 닿을 듯한 속도로 앞발이 바쁘게 휘둘러집니다. 그런데도 마빈은 전혀 화내지 않습니다. 도리어 당황한 듯 살짝 뒤로 물러나며 리치를 바라봅니다. 그 눈빛엔 ‘어리광이겠지…’ 하는 너그러운 이해심도 느껴지지요.

리치의 공격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장난에 가깝습니다. 표정도 진지하기보단 흥이 잔뜩 오른 모습이고, 꼬리는 살짝 부풀어 호기심과 흥분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반면 마빈은 한두 발짝 물러난 채 가만히 리치를 지켜보다 다시 조금씩 가까이 다가옵니다. 누가 봐도 ‘형아의 인내심 테스트’를 받는 중인 것 같지만, 마빈은 신기하게도 화도 내지 않고 조용히 곁에 있어주네요.

레딧 유저들도 "마빈은 진짜 성인군자야, 리치가 어릴 때 다 이래!"라며 두 동물 사이의 케미에 미소를 보냈습니다. 생후 12주의 아기 고양이가 전하는 이 작고 귀여운 공격은, 사실상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기도 하니까요.

혹시 우리도 그런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누군가가 다가오는 걸 두렵기도, 반갑기도 하게 느꼈던 그 순간. ‘지금은 아니야!’ 하며 밀어냈지만, 사실은 그 존재가 반가워서 더 날카롭게 반응했을지도 모릅니다. 새끼 고양이 리치처럼요.

삶의 작은 마찰은 종종 그렇게 시작됩니다. 너무 어리지 않다면, 그리고 너무 멀리 도망치지 않는다면—우리는 언젠가 서로를 향해 한 발 더 다가가게 되지요. 오늘 하루, 여러분도 누군가와 적당한 거리에서 미묘한 온기를 주고받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