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의 열기, 공기는 끈적이고 바람 한 점도 없는 오후. 그런데 그 무더위 속에서도 집 안 어딘가에선 고양이들이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자리를 선점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선풍기 위.

일반적으로라면 바람을 쐬기 위해 앞에 앉기 마련이지만, 이 고양이들은 다릅니다. 선풍기의 ‘위’가 가장 시원한 자리라는 걸 이미 터득해버린 거죠.
둥글고 납작한 선풍기 상단, 그 위에 몸을 착 붙이고 늘어진 고양이 한 마리. 고개를 축 늘어뜨리고 앞발은 선풍기 버튼을 반쯤 가린 채로, 완벽하게 체온을 바닥으로 흘려보내는 자세입니다.

그 옆에는 또 다른 고양이가 다가옵니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옆에 붙지만, 이내 자리를 더 차지하려고 살짝 엉덩이를 밀죠. 그러자 먼저 올라간 고양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힐끔—“여긴 내 자리인데…” 하는 표정이 절묘하게 펼쳐집니다.

두 고양이 모두 선풍기 위에서 바람을 맞으려는 게 아니라, 선풍기 자체가 뿜어내는 약한 진동과 시원한 표면을 이용해 더위를 식히는 중입니다. 그 위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바람을 맞지도 않지만, 누워 있기만 해도 충분한 듯한 표정.
때로는 턱을 선풍기 머리 꼭대기에 올리고 졸기도 하고, 서로 살짝 부비기도 하며 여름을 견디는 전략을 나누고 있죠.

레딧 댓글에는 “이건 털 헬리콥터 탑승자 명단인가요?”, “우리 집 선풍기엔 이런 옵션 없는데요?”라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선풍기 위라는 기상천외한 장소는, 고양이들이 얼마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또 가장 ‘효율적인 자리’를 찾아내는지를 보여주는 상징 같은 장면이었죠.
혹시 우리도 이런 더위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시원한 자리’를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요? 고양이처럼 주변을 찬찬히 살피고, 작지만 효과적인 쉼터를 발견해내는 눈—그게야말로 여름을 이겨내는 진짜 기술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고양이들처럼 약간은 엉뚱한 방식으로, 조금은 무심한 태도로 이 더위를 견뎌보는 건 어떨까요? 선풍기 위의 작은 평화처럼, 당신만의 피서법도 분명 어딘가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