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고양이 한 마리. 목적지는 분명하고 마음도 단단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합니다. 고양이의 배 아래, 살짝 떠 있는 전깃줄이 아무렇지 않게 그 앞을 가로막고 있었죠. 문제는, 당사자인 고양이가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고양이는 앞발을 디딘 상태에서 뒷발을 연신 들어 올려 봅니다. 마치 "왜 이 발이 앞으로 안 나가냐?"고 혼잣말을 하는 듯한 몸짓. 자세히 보면 배 부분이 살짝 눌려 있는데도,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그 눈빛이 너무도 순수하고, 동시에 웃음을 자아냅니다. 작은 엉덩이는 꾸준히 들썩이고, 뒷발은 허공에서 허우적. 그 움직임은 마치 투명한 장벽에 막힌 주인공처럼,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레딧의 한 유저는 “고양이는 지금 물리 법칙에 항의 중입니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죠. 배 밑에 걸린 전깃줄 하나가 이토록 큰 난관이 될 줄이야, 고양이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적 없으셨나요? 분명히 내 계획대로 가야 하는데, 어딘가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당황했던 순간. 그때 우리도 누군가의 눈에는 이렇게 우스꽝스러워 보였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그렇게 허둥대는 모습조차 사랑스럽게 봐주는 이가 있다면, 조금 멈춰 있어도 괜찮은 게 아닐까요?
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그렇듯, 우리 역시 때론 ‘모르는 게 순수함’이라는 걸 증명하듯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고양이도, 우리도 그렇게 조금씩 세상을 배우며 앞으로 나아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