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강아지 앞에 주인이 조용히 빈 접시를 들이밉니다. 특별한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접시 하나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죠. 바로 조금 전까지 테이블 위에 있던, 방울토마토 한 알의 실종 사건입니다.

강아지는 잠시 눈을 꿈뻑입니다. 머릿속 계산이 돌아가는 듯 미세하게 고개를 돌리고, 한쪽 귀만 살짝 접힙니다. "혹시 들킨 걸까?" 하는 기색이 눈빛에 스치듯 나타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아주 천천히 입을 벌립니다. 그러고는… 입 안에서 방울토마토 한 알이 데굴데굴 접시 위로 굴러나옵니다.

순간의 정적. 주인은 웃음을 터뜨리고, 강아지는 마치 “에이, 그냥 장난이었어요”라는 듯 순한 표정으로 눈을 끔뻑거립니다. 부끄러운 듯, 동시에 억울한 듯한 그 표정에는 이런 말이 숨어 있는 것 같았죠.
“아니, 그냥 맡아보려고 했는데… 진짜로 삼킨 건 아니에요.”

그 장면을 본 레딧의 한 유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백이 이렇게 귀여울 수 있나요? 다음엔 CCTV가 필요 없겠네요, 접시 하나면 됩니다.”
이 영리한 반려견은 숨기는 것보다는 살짝 들통나는 쪽이 더 덜 혼난다는 걸 아는 듯 행동합니다. 아니면 그저 주인의 반응을 보고 싶었을지도 모르죠. 강아지들은 가끔, 혼나더라도 관심을 받는 걸 더 좋아하니까요.

우리도 때론 그렇지 않나요? 무언가 들켰을 때, 괜스레 쭈뼛거리며 "내가 그랬어"라고 말하는 순간이 더 가볍게 넘어가곤 하죠. 이 강아지처럼 말없이 ‘내가 했어요’라고 고백할 용기가 있다면, 살짝 부끄러워도 그 순간은 진심으로 웃음 지을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가끔은 용기 있는 자백 한 번이, 사랑스러운 순간을 만들어줍니다. 방울토마토 하나처럼 작지만, 그 진심은 결코 작지 않으니까요.